전직 여행사 직원이 말해주는 여행을 망치는 비밀
여행은 우리를 흥분시킬 뿐 아니라 우리 영혼을 태어나게 한다.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
여행하기 좋은 시대다. 인류가 역사적으로 이렇게 먼 거리를 자유롭게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국민들의 소득이 올라가고 저가항공이 발달하면서 해외여행이 예전처럼 신비롭거나 엄청난 것은 아니게 되었다.
바쁜 와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가야 하는 만큼 여행은 완벽해야 한다. 하지만 어이없는 몇 가지 실수들로 우리가 그토록 기다린 여행은 쉽게 망쳐지기도 한다. 전직 여행사 직원이었던 나는 사람들이 하기 쉬운 여행에서의 실수 몇 가지를 알려주고자 한다. 님들은 잘 준비해서 무사히 여행을 잘 다녀오시길 바란다.
복수 여권의 경우 보통 10년을 만기로 만들기 때문에 유효기간을 따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인생 살면 칠팔십년 화살같이 속히 간다 정신 차려야 한다. 요지경에 빠지기 쉽다. 비행기 탑승 전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하로 남았으면 당신은 수속을 거절당할 확률이 높다.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가는데 출국 전날 온라인 체크인을 하는데 페이지가 다음으로 안넘어가져 항공사에 문의 결과 6개월 남은 유효기간의 여권으로는 탑승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은 케이스가 있다. 그 결과 남자분은 여권을 다시 만들어 나가고 여자분은 먼저 출국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여자분은 신혼여행을 혼자 가게 되어 3일 동안의 시간을 보냈으니 참 기구한 팔자가 아닌가. 남자분이 얼마나 혼났을까 생각하면 땀줄기에 등이 흐른다.
미리미리 항공권을 예매하는 경우 특히 여권 유효기간을 잘 확인하자. 안심하다가 귀한 여행을 출국도 못하고 끝나버리는 수가 있다.
항공 스케쥴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분들이 은근히 많다.
주로 많이 실수하시는 것이 01:00라고 쓰인 시간이 새벽 1시인가 낮 1시인가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 사람이 어딨냐고? 정말 많다. 아시다시피 위 시간이 헷갈려 비행기를 놓친다면 보통 비싼 돈을 주고 티켓을 다시 발매해야 한다.
항공 티켓에는 보통 01:00면 새벽 1시, 13:00면 낮 1시이다. 뭐 당연한 거지만 이런 표기에 익숙하지 않으면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한 커플이 새벽 1시에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표를 낮 1시로 착각하고 평상시처럼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항공사에서 오버부킹으로 비행기 시간을 뒤로 미뤄줄 수 있냐는 전화를 받고 알고 보니 다음 날 낮 1시가 아니라 다가오는 새벽 1시 비행기라는 것을 알았다. 정말 운 좋게도 항공사의 배려로 다음 낮 12시로 비행기표를 바꿔 무사히 출발할 수 있었으나, 그 항공편의 오버부킹이 아니었으면 이 커플은 비행기표를 날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그 외에도 항공 티켓의 조건을 잘 확인해 위탁 수화물이 포함되었는지, 입국 공항, 출국 공항의 위치는 어디인지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위탁 수화물이야 모르고 그냥 갔다면 돈을 주고 구매할 수도 있지만 입국 공항, 터미널, 출국 공항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해 다른 곳으로 가면 참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수 도 있다.
뻔하디 뻔한 말이지만 건강이 최고다. 이미 긴 비행을 했을 것이고 시차로 인해 피곤할 것이며 약간의 긴장감과 육체의 피로가 겹치다 보면 감기, 몸살이 걸리기 딱 좋다. 그래서 여행에서의 첫날은 일정을 줄이고 푹 쉬며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하는데 남편이 초반에 너무 찐텐으로 업되서 놀다가 둘째 날부터 몸살이 심하게 걸려 2주간의 신혼여행 중 10일을 누워서 끙끙 앓다가 신혼여행을 망친 케이스가 있었다. 차로 이동 중에 내려서 구토를 할 만큼 몸 상태가 안 좋았기에 와이프 되신 분도 크게 뭐라고 하진 않았지만 일생일대의 이벤트를 그렇게 아프게 보내니 두 분이 얼마나 아쉬웠을까. 특히 여자분은 남편의 여권 문제로 혼자 출국하고 3일 동안 혼자 보냈던 지라 더 빡이 치셨을 거라 생각이 든다.
또한, 동남아를 여행할 때는 해산물을 조심해야 한다. 굴 잘못 먹어서 설사 무한리필에 강제 다이어트 5kg, 3년은 늙어버린 얼굴로 귀국하는 수가 있다. 매운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매운 고추 잘못 먹어서 위경련이 와서 식은땀 한 바가지 흘리고 하루 종일 기진맥진한 채로 하루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위 모든 에피소드는 눈치채셨겠지만 전 여행사 직원인 나의 이야기다.
여행만 하면 전 여행사 직원이라고 큰 소리 빵빵 치지만 사고를 너무 많이 쳐서 나는 모든 신뢰를 잃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나처럼 여행 조지지 마시라고 이렇게 아픈 치부를 드러내어 글을 쓰는 바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추억이겠지요? 모두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