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월 1일 나는 32살이 되었다. 그리고 2년여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어언 5년이 지났고, 주변의 또래는 하나 둘 결혼을 하고 있다. 나도 그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 반려를 만난다면 이제는 결혼을 해야 할 때이다. 인생의 마지막 일탈을 한다면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30일간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한 지역에서 한달살기를 하거나 큰 도시에서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올까 했지만, 목적과 정처없이 오로지 낭만을 찾아 일본을 누볐다. 첫 여행지는 후쿠오카로 결정했고, 돌아올 때는 도쿄에서 돌아오는 티켓을 끊었다. 출발 전 딱 5일의 숙소만 예약하고 캐리어 두 개를 들고 떠났다.
일본에서의 30일은 수십수백가지의 경험과 영감을 주었고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자유롭게 지냈던 그곳의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말의 낭만을 회상한다. 그럼에도 나는 누군가는 평생 해보지 못할 경험을 해보았다는 것에 인생의 업적 한 줄을 남기지 않았는가.
지금 이순간 인생의 회의를 느끼거나 난이도를 올리고 싶은 누군가에게 색다른 곳에서 한달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3박 4박의 짧은 여행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기지만, 낯선 곳에서 나홀로 살아남기란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하고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다음은 조선 통신사가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일본에서 보고 느끼고 재미있었던 100가지 메모를 가지고 시리즈로 작성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