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의 관찰일지
홍시 관찰일지, 좋아하는 것 ♥️
박ㅇㅇ 선생님은 공부 가르치는 걸 좋아해
손ㅇㅇ 선생님은 사진 찍는 걸 좋아해
다민이는 피아노, 그림 그리는 거
나도 그림 그리는 거랑 피아노
태성이는 물 좋아해
용주는 강아지
민서는 목베개
도이는 팔에 보호대 하는 거
자두는 간식 좋아해
푸린은 하늘 보는 걸 좋아해
미미는 흑임자를 좋아해
시안이는 감자! (키우는 강아지)
규성이는 산에 갔다 오는 거 좋아해!
다른 사람에게 관심 기울이는 모습이 신기해 얼른 녹음해서 받아 적고 남겨봅니다.
홍시는 아직 또래친구들과는 좋아하는 관심사가 다르고 그래도 많이 좋아졌지만 발음이 불분명하고 음의 높낮이가 있어 처음 듣는 사람과는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처음 듣는 친구들은 그렇게 말하기도 해요. 장애가 있어요? 장애인이에요? 고학년 친구는 지적장애가 있어요?라고 물어보기도 하더라고요. 학교에서 장애인식교육 때 배우나 싶기도 하고요.
홍시는 뇌병변, 지체 특수학교에서 6명의 친구들과 생활해요 3학년 친구들은 1,2반으로 총 12명이에요. 학년마다 2 반씩 6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담임선생님, 담당실무사 선생님이 한 반에 계시고, 친구들은 개인 활동지원사를 교내 승인받아 지원받으며 생활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 학년에는 체육, 미술, 음악, 과학 교과선생님이 계셔서 수업을 하시고 아이들은 교실 밖의 교과실, 강당(체육관)에서 수업을 한답니다.
홍시는 같은 반 친구들을 많이 좋아해요. 친구 누구 있지? 하면 그전에는 잘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 학교에 진학한 다음부터는 반 친구들 이름을 줄줄이 말합니다. 휠체어를 타는 친구들 이동할 때 도와주기도 하고, 얼굴도 닦아주고, 반갑게 인사하고, 헤어지고, 안아주고요. 학교 안의 많은 선생님들의 사랑 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답니다.
물론 집 근처의 일반 초등학교에 보내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 물음표도 계속 남아있어요. 홍시는 하교 후에는 재활치료실과, 동네 마을방과후에 다닙니다. 공동육아어린이집을 나와 놀며 배우며 자라는 것이 홍시의 몸 안에 차곡차곡 자리 잡았구나 하는 것이 느껴져 장애비장애 통합을 지향하는 방과후에 지원하여 다니게 되었어요. 학습에 중점을 두었던 저의 관점과 다르게 생활하며 배우고 교문을 같이 들고 난다는 점이 학교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구나라고 지금은 생각해요. 저는 일반초등학교, 대안학교, 특수학교 중에 고민하다가 홍시의 신체적인 어려움이 두드러져 보이는 다른 학교보다 특수학교에 보내게 되었는데요. 홍시는 특수학교에서 자존감이 많이 올라왔어요. 지금도 잘 안돼, 나는 왜 이렇게 잘 안 되는 거야 하고 말할 때도 많지만 학교의 적극적이고 온화한 분위기 속에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고 먼저 손들고 나서기도 하고, 다시 도전해보기도 하며 하루하루 자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반친구들 모두 반장이 되고 싶어 해서 고개를 숙이고 손들어 투표를 했다고 해요. 모두 자기 이름에 손을 들고 , 그중에 2표 나온 친구가 반장이 되었는데 홍시가 무척이나 아쉬워했다고 해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홍시는 정리반장을 하면 어때? 물어보셨고 홍시는 방과 후 바닥 청소나 친구들의 교과서정리, 쓰레기통에 붙임딱지정리해서 버리기 등등 여러 일을 열심히 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 주 반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일반 초등학교에서도 특수교육대상자, 장애어린이, 느린 어린이들의 특성을 생각하며 한 번 더 품을 내 안아주시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고칠 점, 나아갈 점보다 지금 갖고 있는 강점을 먼저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많은 훌륭한 선생님들께서 교실을 지키며 아이들과 계실 테지만 학습, 성적이 전부가 아닌,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고 같이 배우는 학교생활을 꿈꾸며 오늘도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 지각이다!. 학교 갈 시간이야. 얼른 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