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길, 글쓰기로 다가가는 꿈
글쓰기는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하고 싶다는 마음은 컸지만 막상 실행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다이어리나 일기장을 여러 번 샀지만, 끝까지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두 번 쓰고 그 다음장부터는 백지상태인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래서 종이에 직접 쓰는 대신 컴퓨터로 글을 써보려 했지만, 꾸준히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5도 2촌을 홍천에서 시작하면서 '홍천 밴드'이름으로 음악도 만들어 앨범도 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글로 남겨보기로 했다. 틈틈이 적어둔 글들을 모아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고, 감사하게도 승인이 났다. 그때부터 나와의 약속으로 하루에 글 하나씩을 올리기로 했다. 지금까지도 그 약속을 지키며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글감을 정하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 풀어내는 것이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사실에 근거한 논문이나 과학적 실험을 쓰는 게 아니니 한결 가볍게 다가올 수 있었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예전에는 글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글을 시작하는 데 부담이 없다.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이고 문장이 이어진다. 확실한 건, 글쓰기가 더 이상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일상의 루틴처럼 자리 잡았다. 글을 계속 쓰다 보니 실력도 조금은 늘게 되었다. 물론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꾸준히 글을 접하다 보니 글쓰기의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어떤 주제로 쓸지 먼저 기획하고, 거기에 맞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중간에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적다 보면 결국 주제도 흐려지고 글은 그저 단어의 나열이 되고 만다. 하지만 주제에 맞게 이야기를 이어갈 때는 묘한 희열이 있다. 무언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자신감, 그리고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나만의 글이라는 뿌듯함이 생긴다. 그래서 글쓰기는 참 좋은 일이다. 이제라도 이 꿈을 현실로 옮길 수 있어 다행이고, 앞으로 더 발전시키고 싶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지, 왜 책을 내고 싶어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 욕구는 회사원 생활을 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회사일 속에서 소모되는 내가 그대로 묻혀버린다는 느낌이 들었고, 세상에 나의 생각과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는 갈망이 커졌다. DNA 어딘가에 새겨진 유전자 본능이, 나로 하여금 세상에 존재의 흔적을 남기게끔 이끄는 듯하다. 또 다른 이유는 글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글은 철저히 개인적인 행위로 시작되지만, 일단 세상에 발행되는 순간 불특정 다수가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 그 속에서 누군가가 나의 생각에 반응하고, 함께 공감한다는 사실은 큰 위안이 된다. 글이 지닌 힘이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순간 내가 남기는 글이 언젠가 100년 뒤 누군가에게 읽히고,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또 있을까. (근데 100년 뒤까지 브런치가 운영되고 있으려나?!!) 글쓰기야말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인간을 잇는 가장 의미 있는 행위일 것이다.
언젠가는 내가 쓴 글을 엮어 책을 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고 어쩌면 허황된 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매일 수많은 책이 나오고 있는데 내 책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언젠가 서점에서 내 책을 발견하는 순간을 누리고 싶다. 그 책의 제목은 어떠면 '도시를 떠나 홍천으로' '회사를 졸업하고 삶을 새로 쓰다' 이 정도가 되려나? 에세이뿐 아니라 소설에도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지금은 영 미흡하지만, 시간을 두고 계속 쓰다 보면 언젠가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글쓰기는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자 인류 문명 발전의 토대다. 글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고, 기록되지 않은 것들은 쉽게 잊혀 인류는 지금 같은 문명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 소중한 글쓰기를 통해 언젠가 작가라는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한다.
'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이벤트에 맞춰, 그동안의 글쓰기 흔적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글이 또 다른 시작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