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태권도 사범 자격증 도전기

넘어져야 보이는 법! 겸손과 노력의 의미를 배우다

by 홍천밴드

태권도 사범 자격증은 4단부터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사실 사범이 되고 싶은 마음은 크지 않았지만, 세상일은 알 수 없으니 자격증을 따 두기로 결심했었다. 사범 자격증 제도는 시기에 따라 방식이 조금씩 바뀌지만, 여기서는 내가 도전했던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가 도전했을 때는 먼저 태권도원에서 실기 품새 테스트를 치르고, 합격하면 다시 도원에서 일주일 합숙 훈련을 받은 뒤 필기와 실기 시험을 치르는 형식이었다. 전북 무주에 있는 태권도원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서울에서 거리가 꽤 멀고 교통편도 불편하다. 근처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만약 시험에 떨어지면 그 먼 길을 다시 가야 한다는 부담이 제일 컸다.


첫 실기 테스트는 큰 어려움 없이 통과했고, 이후 일주일간의 합숙훈련에 참여했다. 합숙 중에는 이론과 실기 수업을 병행하며 품새와 겨루기 등등을 훈련했다. 4인실을 사용했었는데, 함께 방을 쓴 사람들은 모두 체육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전직 국가대표 출신 체육교사, 현직 도장 사범 등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기에 서로가 서로를 신기해했다.


사범 자격증에 도전한 사람들 대부분은 태권도학과나 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이었는데, 실력이 정말 뛰어났다. 그때 처음 하늘 발차기도 봤었다. 평소 도장에서 나름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곳에서는 발끝에도 못 미쳤다. ‘세상에는 이렇게 잘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깨달음이 크게 다가왔다.


일주일간 열심히 했지만 실력이 하루아침에 늘 수는 없는 법이다. 결국 마지막 실기 시험에서 불합격했다. 특히 내 옆에서 시험을 본 친구는 태권도학과의 에이스 같은 실력자라 내 실력이 아마도 처참하게 비교가 됐을 것이다. 이런저런 건 핑계에 불과하고 결과는 분명했다.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불합격 소식을 들은 날부터 마음을 다잡았다. 매일 품새를 연습하며 비디오로 촬영해 동작을 체크했다. 영상으로 보니 내가 잘한다고 착각했던 부분들이 얼마나 엉성했는지 알 수 있었다.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조금씩 동작이 다듬어졌고, 결국 재시험에서 가까스로(?) 합격해 사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사범 자격증을 땄다고 해서 삶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사범으로 활동할 계획도 딱히 없고, 아직 그럴 실력도 없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겸손을 배웠고, 매일 꾸준히 노력하면 안 되는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합숙 기간 동안의 시간과 사람들과의 교류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다.

스크린샷 2025-09-08 오전 7.35.10.png 전북 무주에 있는 태권도원 (엄청 넓고 시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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