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하다가 응급실 간 썰

두 발로 걷는 행복, 그 소중함을 깨닫다

by 홍천밴드

그날도 도장에 다른 회원이 없어 사범님과 1:1로 수련을 하던 날이었다. 당시 수업은 소위 ‘빡센 수업’이 많았다. 지금 같으면 중간에 나가떨어졌을 텐데, 그때는 시키는 대로 곧잘 해내던 시기였다. 도장 뒤편에는 샌드백이 걸려 있었는데, 그날은 샌드백을 향해 점프해서 이단 옆차기를 하는 수업이었다. (그때 이후로는 이단옆차기를 다시는 하지 않았다) 하필 저녁으로 떡볶이를 먹어서 몸이 무겁긴 했었는데, 이게 웬걸. 점프 후 착지 순간 발바닥이 아니라 발목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너무 아파 큰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급히 도장에서 가장 가까운 큰 병원 응급실로 갔다. 왼쪽 발목 인대가 늘어나 깁스 신세가 되었다. 회사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때라 병가를 길게 내기도 어려워 며칠만 휴가를 내고 곧바로 깁스+목발을 한 채 출근을 했다. 왼쪽 발목은 퉁퉁 부어있었어 근무시간에 다리를 내리고 있으면 발이 더 저려왔다. 움직이는 게 너무 힘들어 점심은 식당에는 못 가고 혼자 탕비실 같은 곳에 앉아서 대충 먹었었다.


그때는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웠다. 아마 목발 사용한 사람은 알 텐데, 목발을 사용할 때 손에 힘을 주고 무게를 손의 힘으로 분산시키지 않으면 다리가 아니라 어깻죽지가 엄청 아프다. 그때는 잘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엄청 부러웠다. 퇴근해서 집에서도 의자를 타고 다니면서 생활을 했었다. 암튼 엄청 불편하고 아팠다.


깁스를 풀고 나서도 왼쪽 발목은 늘 불편했다. 괜찮다가도 몸이 조금만 안 좋아지면 시큰거리며 통증이 올라왔다. 결국 몇 년 동안 태권도를 쉬었는데, 운동을 안 하니 어깨도 뻐근하고 몸도 예전 같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태권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도장에 찾아갔더니, 사범님은 이미 그만두셨고 관장님만 계셨다. 다치고 다시 돌아온 사람은 처음이라며 관장님이 무척 반가워하셨다. 그렇게 다시 취미로 태권도를 이어갔고, 다쳤던 시절은 태권도 2단 때의 일이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며 글을 쓰다 보니 괜스레 왼쪽 발목이 찌릿하다. 여전히 가끔 시큰거릴 때가 있다. 그래서 스트레칭을 더 많이 한다. 덕분에 지금은 오른쪽보다 왼쪽 다리가 더 쭉쭉 많이 올라간다. 발목이 불편할 땐 오히려 많이 걷거나 운동으로 풀어주면 나아진다. 아마도 몸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컨디션이 나쁠 때 신호를 주는 것 같다. 언젠가는 이 왼쪽 발목을 내 몸에서 가장 강한 부분으로 만들어야겠다.


모든 일에는 배움이 있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달았다. 또 약점을 극복하면 그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때의 일은 나에게 불행이 아니라 아주 작은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몸이 다칠 것 같은 건 애초에 안 하는 것이 가장 슬기로운 선택! 그래서 요즘엔 몸에 무리가 간다고 판단되면 쉼을 택한다. 뭐니 뭐니 해도 안 다치는 게 쵝오~


아자! 아자! 태! 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왜 성인인데 태권도를 배우냐고요? 나의 태권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