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베이글뮤지엄, 빵집을 넘어선 브랜드 전략

경험을 파는 빵집, 료의 실험과 성공

by 홍천밴드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최근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에 2천억 원에 매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베이글 가게가 2천억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창업자 료(이효정)는 원래 패션 업계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다가 런던 여행 중 영감을 받아 2017년 연남동에 카페 하이웨이스트를 열었고, 이후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창업했다. 그녀는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경험을 파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본다면,
첫째,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창업자가 인테리어, 간판, 굿즈 디자인까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써가며 브랜드 전체를 아트워크로 완성했다는 점이다.


둘째, 기존의 딱딱한 베이글이 아닌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하고, 다양한 토핑을 더해 사진 찍고 싶은 베이글로 만든 점이다. (사실 그래서 기존의 미국 스타일 베이글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이건 베이글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셋째, 언제나 매장 앞에 줄이 늘어서는 풍경 자체가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냈다는 점이다. 포장 중심 운영 방식은 회전율을 극대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결국,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고, 그 결과 2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사실 나도 사람들이 하도 “런던베이글, 런던베이글” 하길래 더현대 매장에서 몇 번 사 먹어봤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요즘 웬만한 베이커리에서 파는 베이글과 맛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조금 더 쫄깃하다 정도? 만약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살 수 있었다면 아마 한두 개만 샀을 텐데, 긴 웨이팅 끝에 매장에 들어가면 ‘보상 심리’가 발동해 결국은 냉동실로 직행할 베이글까지 여러 개 담게 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곳은 사실 베이글의 맛 때문에 줄을 서는 곳이라기보다는, 매장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나도 런던베이글을 먹어봤다’는 인증을 하는 것 자체가 가치가 된다. 그게 바로 이 브랜드가 핫해진 진짜 이유다.


브랜드를 만든다면 이렇게 해야 한다. 료는 카페 하이웨이스트, 카페 레이어드, 런던베이글뮤지엄까지 연이어 성공시켰고 최근에는 아티스트 베이커리 같은 새로운 브랜드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최근에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이라는 에세이 집도 출간하고 전시회도 열고 있는데, 이제는 그녀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데도 성공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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