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 위에서 만난 파란 하늘

찰나의 소중함을 붙잡다

by 홍천밴드

큰맘 먹고 산 해먹은 봄과 가을에만 쓸 수 있어, 지금 이 계절에는 최대한 자주 사용해야 한다. 설치해 둔 채로 두면 좋겠지만, 비를 맞으면 해먹 안에 물이 고이고 벌레까지 들러붙기 때문에 사용하고 나면 매번 접어둬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뭐 하나 쉬이 되는 건 없다니까!


그래도 날씨 예보에 비 소식이 없으면 꼭 해먹을 펼친다. 이제는 여러 번 해봐서 설치도 금세 할 수 있다. 다만 설치만 해놓고 다른 일들에 치여 한 번도 제대로 누워보지 못한 채 다시 상자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굳이 설치하는 이유는, 잠깐이라도 누웠을 때 느껴지는 그 순간 때문이다. 지난번에도 아주 잠깐 누웠는데,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해먹에 몸을 맡기니 내가 이 근방에서 가장 여유로운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조금 지나자 가을 모기들이 몰려왔다. 저번엔 얇은 긴 바지를 입고 잡초를 뽑다가 온 다리를 물렸는데, 모기들에게는 얇은 천쯤은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녀석들! 아마도 여유로운 내 모습이 꼴 보기가 싫었던 모양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지금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이 금쪽같은 계절을 놓치지 않으려면 더 자주 밖으로 나가,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아야 한다. 그 찰나의 소중함을 느끼며...

해먹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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