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3일 차, 조용한 독서하기 좋은 카페

제주도 한 카페에서 마주한 [알맞은 시간]

by 홍천밴드

제주도에 온 지 벌써 3일이 되었다. 숙소 근처를 차로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어느새 길도 제법 익숙해졌다. 오늘은 숙소 기준으로 오른쪽 방향을 돌아보기로 하고, 차로 30분쯤 떨어진 카페를 하나 찾아갔다.


작은 카페였지만 분위기가 참 좋았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 같은 회사에서 만나 결혼을 하고 제주도로 내려와 살게 되었다고 한다. 우연히 감귤 창고를 만나게 되었고, 그 공간이 지금의 카페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창고의 구조를 크게 손대지 않고 그대로 살려둔 덕분에 오히려 더 멋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요즘은 카페에서 메뉴판을 보기 힘든데, 이곳은 주인아저씨가 직접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판에는 ‘조용히 이야기해 주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메뉴마다 설명이 적혀 있었다. 그 안내 덕분인지 조금 시끌시끌하던 네 명의 손님도 금세 조용해졌다. 이런 작은 장치 하나가 공간의 분위기를 바꾼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나도 책을 읽고 글을 쓰기에 참 좋았다.


카페 곳곳에는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만든 엽서와 책들이 놓여 있었고, 중앙에는 큼직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제주도답게 귤도 무료로 놓여 있었다.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말차 케이크를 주문했다.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커피와 잘 어울렸다. 주인아저씨가 서비스로 호두정과도 조금 내어주셨다. 이런 작은 배려가 공간에 대한 기억을 훨씬 좋게 만든다.


부부가 함께 카페를 운영하며 공간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억지로 꾸민 느낌이 아니라, 정말 좋아서 하고 있다는 인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편안했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공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곳에서, 커피 향을 맡으며, 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공간. 제주도의 어느 작은 카페, 크리스마스트리 옆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그런 하루를 상상해 본다.


지금 이 순간처럼,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이 참 좋다.

제주도 서귀포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 번쯤은 이 카페에 들러 책과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보는 걸 추천!

[알맞은 시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 앞동산로 35번 길 2-2

https://naver.me/xa5R1AF1

10:00~18:00

12세 이상, 4인 이하 입장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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