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첫째 날, 그 유명한 [연돈] 방문

바람보다 따뜻했던 하루

by 홍천밴드

교육원이 2주 동안 방학에 들어가서,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몇 년 만에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추운 겨울에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가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좋았다. 내가 제주에 머무는 동안은 겨울이라기보다는 살짝 쌀쌀한 가을 날씨에 가까웠다. 제주를 떠나는 날부터 갑자기 날이 추워지고 눈까지 내렸다고 하니, 타이밍이 꽤 좋았던 셈이다. 두꺼운 겉옷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날씨가 온화했다.


예전에는 여행을 가기 전에 가볼 곳을 하나하나 다 정해두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특히 제주도만큼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서귀포에 숙소를 잡고, 그 근처에서 그때그때 끌리는 곳을 찾아다녔다. 서귀포는 언제 가도 참 좋은 곳이다. 집집마다 주렁주렁 달린 귤나무와 낮게 쌓은 현무암 돌담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편해진다. 그런 풍경만 봐도 ‘아, 제주에 왔구나’ 싶은 느낌이 든다


제주도 첫날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단연 연돈 돈가스를 먹은 것이었다. 숙소에서 멀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오후 3시쯤 도착했는데, 현장 대기만 가능했고 앞에 무려 90팀 정도가 있었다. 너무 오래 기다리면 포기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내 차례가 왔다. 치즈카츠는 이미 품절이어서 등심, 카레, 볼카츠를 주문했다.


먹어보니 확실히 다른 돈가스와는 튀김옷이 달랐다. 고기를 감싸고 있는 빵가루가 아주 바삭했고 식감이 좋았다. 고기도 물론 맛있었지만, 요즘 워낙 맛있는 돈가스 집이 많다 보니 ‘와, 인생 돈가스다’ 정도는 아니었다. 카레는 무난하게 맛있었고, 볼카츠는 그냥 평범한 정도였다. 가격이 11,000원으로 착해서 가성비는 괜찮았지만, 굳이 한 시간을 기다릴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 번 경험해 본 걸로 만족했다.


주방 쪽을 보니 연돈 사장님이 직접 요리를 하고 계셨는데, 여전히 묵묵히 일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제는 분점도 내고 더 크게 운영하셔도 될 것 같은데, 여전히 현장에서 직접 일하시는 모습이 응원하게 만들었다. 나는 아마 다시 오기는 힘들겠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니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 장사하시길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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