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여행 3일, 변검 공연

쓰촨극의 도시, 청두에서 만난 변검 공연

by 홍천밴드

청두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변검 공연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TV에서 얼굴에 쓰고 있던 가면이 순식간에 바뀌는 장면을 본 기억이 있을 텐데, 그 변검 기술을 이곳 청두에서 제대로 볼 수 있다. 청두에는 변검 공연장이 여러 곳 있는데, 그중 이원회관은 가격이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으면서(약 만 원 정도) 차를 마시며 가볍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 선택했다.


예약은 미리 하는 것이 좋은데, trip.com으로 전날 예약했다. 숙소 근처에도 공연장이 하나 더 있었지만, 그곳은 조금 더 고급 공연장인지 가격대가 있는 편이었다.


변검이 청두에 많은 이유는 이 도시가 쓰촨극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변검은 쓰촨극에서 발전한 독특한 연기 기법으로, 배우가 순식간에 얼굴 가면을 바꾸며 감정과 인물의 변화를 표현하는 기술이다. 단순한 묘기가 아니라, 인물의 성격 변화와 이야기의 전환을 상징하는 중요한 연출 요소다. 청두는 오래전부터 쓰촨 지역의 문화·예술 중심지였고, 궁중 문화와 민간 예술이 함께 발전하면서 쓰촨극과 변검이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공연은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됐다. 변검만으로 한 시간을 채우는 건 조금 이상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공연 구성은 상당히 다채로웠다.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림자놀이였다. 조명을 비춰 두 손만으로 다양한 동물과 상황을 만들어내는 공연이었는데, 손으로 만들어낸 형상이 그림자로 표현되는 모습이 꽤 흥미로웠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차예 시연이었다. 주둥이가 긴 주전자를 사용해 멀리서 차를 따르는 묘기 같은 퍼포먼스였고, 마지막에는 관객들의 찻잔에 직접 차를 따라주는 관객 친화적인 연출도 있었다. 콩트처럼 구성된 극적인 요소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하이라이트인 변검 공연으로 채워졌다. 불을 뿜는 연출도 있고, 인형이 변검을 하는 장면도 있어 적절한 유머와 함께 분위기가 한층 살아났다. 청두에 간다면 꼭 한 번은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관객석에는 중국 어린아이들도 많이 보였는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틈만 나면 휴대폰으로 짧은 영상을 보는 아이들이 많아 보였다. 공연을 잠깐 보다가 흥미가 떨어지면 바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면서도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나 역시 잠깐의 시간이 생기면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보게 되는데, 어린아이들은 오죽할까 싶었다.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았던 시기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공연장 근처에는 문수원이라는 청두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 있다. 입장료는 없었고, 기도를 하려는 사람들로 다소 붐볐다. 한자로 ‘복(福)’ 자를 만지기 위해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는데, 나도 잠시 줄을 설까 하다가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포기했다. 엄청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공연 전후로 가볍게 들르기에는 괜찮은 장소다.


오늘도 청두에서 변검 공연을 보고, 할 것은 다 한 느낌이 든 알찬 하루를 보냈다.

변검 공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청두 여행 2일, 삼국지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