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야마 3일, 조용한 소도시 오즈 여행

마쓰야마 근교 오즈로

by 홍천밴드

마쓰야마에서 기차를 타고 근교의 작은 도시 오즈로 가기로 했다. 마쓰야마 근처에는 오즈 외에도 여러 소도시를 묶어 버스로 여행하거나, 열차를 타고 이동하며 둘러볼 수 있는 코스가 많다. 하지만 열차 시간에 맞춰 여러 도시를 이동하는 일정은 힘들 것 같아, 그중에서도 가장 볼만해 보였던 오즈 한 곳만 여유롭게 다녀오기로 했다.


일본 여행을 하다 보면 외식비나 기타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교통비만큼은 확실히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마쓰야마에서 약 30분 거리인 오즈를 왕복하는 기차 요금이 4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대신 ‘산책 패스’를 이용하면 약 4만 원 정도에 일정 기간 동안 열차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어, 근교 도시를 여러 곳 여행할 계획이라면 훨씬 경제적이다. 우리는 오즈 한 곳만 방문하는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산책 패스를 이용해 다녀왔다. 마쓰야마에서 출발할 경우 JR 시코쿠의 요산선 열차를 타면 약 30~40분 정도 소요되며, 이요오즈역에서 내리면 된다.


오즈에 도착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가류산장이었다. 가류산장은 히지카와 강가에 자리 잡은 전통 일본식 별장으로, 1900년대 초 지역의 부유한 상인이었던 고치 도라지로가 약 10년에 걸쳐 완성한 건물이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지어진 곳으로, 주변의 산과 강 풍경이 그대로 정원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고 단정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나무와 종이 등 자연 재료로 지어진 내부는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고, 창밖으로 보이는 강과 나무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특히 ‘후로안’이라는 다실은 절벽 위에 매달린 듯한 구조로 지어져 있어, 아래로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었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 도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가류산장은 일본 전통 미학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가류산장을 둘러본 뒤에는 오즈성으로 향했다. 오즈성은 히지카와 강 근처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전통 성으로, 14세기경 처음 지어진 이후 오즈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성 내부에는 가파른 계단과 좁은 복도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미 마쓰야마 성을 다녀온 터라 이번에는 과감하게 내부 관람은 생략하고 밖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오즈는 정말 ‘작은 일본 소도시’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았고, 문을 연 카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식당도 많지 않아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지만, 그 덕분에 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골목골목을 천천히 걸을 수 있었다. 이곳이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배경이 된 장소라고 들었지만, 보지 못한 상태라 특별히 감흥은 없었다. 다만 카페 앞에 놓인 스즈메에 나왔다는 작은 의자들과 한적한 거리 풍경이 이 도시만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마쓰야마가 아주 큰 도시는 아니기 때문에,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근교를 다녀오고 싶다면 오즈는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은 곳이었다. 화려한 볼거리가 많은 도시는 아니지만, 조용한 거리와 전통 건물, 그리고 느린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싶다면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도시였다.

가류 산장
오즈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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