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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력, 창밖에서 찾기

멍 때리는 시간 늘리기

by 홍천밴드

어렸을 때부터 시력이 좋았다. 학창 시절에는 거의 1.8 정도는 꾸준히 됐었다. 하지만 요즘엔 그 자신하던 시력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는 걸 체감한다. 특히 핸드폰을 많이 봐서 그런 건지 핸드폰을 보다 밖에 있는 간판들을 볼 때 글자들이 뿌옇게 보인다. 밤에 운전할 때 표지판 글씨도 흐릿하게 보일 때가 많다. 소위 노안이다. 아예 가까이 있는 글자는 볼 수 없고 멀러 떨어뜨려서 봐야 할 때 정말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눈은 잠을 자지 않는 시간에 늘 무언가를 하고 있다. 몸에 중요하지 않은 신체 부위는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눈이 참 소중한 부위다. 눈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면 정말 눈앞이 컴컴하다. 얼마나 답답하고 사는 게 고달플까. 그만큼 소중한데 너무 혹사시키고 있어서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서 시골에서는 최대한 휴대폰을 보지 않기로 했는데 겨울엔 그렇게 잘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적어지다 보면 집안에 있으면 휴대폰을 습관처럼 보게 된다.


도시에 밖에 걸어갈 때면 휴대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이 참 많다. 해가 갈수록 더 많이 지는 느낌이다. 물론 나도 가끔은 휴대폰으로 뭘 보면서 걸을 때가 있다. 눈에 참 안 좋은 습관 같다. 모두 각자의 세상 안에만 있는 것 같아 어떨 때는 그런 모습이 무서워 보인다.


시력이 걱정이 되다가도 금세 잊고 열심히 핸드폰 작은 글씨나 영상들을 정신없이 보게 된다. 이제 다시 새해가 됐으니 올해에 다시 시력 되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겠다.


의식적으로 멍 때리는 시간을 늘려야겠다. 주기적으로 창문 밖 풍경들을 자주 봐야겠다. 마침 오늘 눈이 많이 왔다. 밖에 나가 눈 온 풍경을 많이 눈에 담아놔야겠다.


눈의 피로를 눈으로 풀어야겠다.

[홍천 눈 풍경] 올 겨울에 눈이 참 많이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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