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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주체성과 능동성을 발견하는 방법

한 번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일부터 해보자!

by 홍주현

최근 회 라디오스타에 이상민이 출현했다. 책에서도 이상민을 언급했는데, 이번에도 인상 깊은 말을 했다.


차태현이 판넬을 꺼내면서 그가 몸짱이었던 시절 사진을 보여줬다. 그 사진을 보더니, 김성령은 "저건 근육 위에 살가죽만 덮어놓은 상태야"라고 했고, 이정진은 "저 정도면 체지방 2~3%이하 아니에요?"라고 놀라 물었다. 이상민은 "저 때 7개월 동안 닭가슴살과 고구마만 먹으면서, 아침 저녁으로 두 시간 씩 하루 두 번 운동했다."라고 밝혔다.


인상 깊은 건 그 이유다. 여러가지 힘든 일이 연이어 닥쳐오자, 작심을 하면서 '한 번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일부터 해보자!'라는 마음에서 운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운동하는 게 제일 싫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운동해야 겠는데 엉덩이가 떨어지지 않을 때마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연습을 한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신기하게 싫은 마음이 살짝쿵 가라앉는다. 그런데, 하기 싫은 일에 맞부딪치는 효과는 그것뿐이 아니다.


아마 이상민은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은 운동을 자발적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용기를 얻었을 테다. 평소 자기가 (젤 하기 싫어서) 피하고 안하던 운동을 이렇게 먼저 나서서 열심히 하는데 다른 일이 아무리 고역스러워도 못할 게 뭐 있겠나 싶은! 그것은 자기 안에서 어떤 힘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그것은 주체적이고 자발적이며 능동적인 힘이다. 비록 외부에서 나를 향해 다가오는 일들을 내가 피하거나 막을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주체적인 힘은 내게 있다는, 그런 어떤 내 안의 힘을 스스로 발견하고 확인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인간은 대개 신이 되고 싶어한다. 세상 모든 일을 자기가 통제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포부의 치명적 결함은 인간이 통제하고 싶어하는 그 세상 모든 일과 대상에 자기 자신만은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나'만 빼고 나머지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런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세상 모든 일이 발생하는 진원지는 바로 그 '나'이기 때문이다.


내게 다가오는 가장 싫은 일, 그 일을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뛰어들 때, 그 때부터 싫은 그 일을 포함한 모든 일을 내 의도 아래에 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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