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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법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 싫어하고 있는 '나'에게 주목해야

by 홍주현

"읽었는데도 왜 나는 안 되는 거죠..?!"


어느 독자가 소셜 미디어에 한 줄 평을 남겼다. 어느 부분이 어떻게 안 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읽었다고 저절로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은 그 방법을 알았다고 해서, 또는 한 번 시도해 봤다고 해서 바로 갖게 되는 그런 마법 같은 것은 결코 아니다. 안 돼도 또 다시 시도하기를 반복하고, 여러 번 성공해도 싫거나 거부하고 싶은 상황에 처하면 그 마음에 휘둘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것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계속 한 방향으로만 연습해오던 습관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마음 습관, 생각 습관, 자기 자신을 대하는 습관이다.


그래도 저 질문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봤다. 왜 안 될까?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을 갖는 첫 번째 관문은 하기 싫은 그 현재의 자기 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부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대개 "아~ 하기 싫어~~ 하기 싫어~~"라는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명확하고 아주 크게 들리는데 이 상태 자체가 하기 싫은 그 현재의 자기 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 목소리는 자기 마음 상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아~ 하기 싫어~" 다음에 생략된 말이 있기 때문이다. "아~ 하기 싫어~ 그러니, 어떻게 안 하는 방법 없나? 아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좋겠어~ 안 할 수 있는 상황이나 방법이 나타나면 좋겠어~" 싫은 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도망가고 싶다는 자기 심정을 호소하는 것 뿐이지 하기 싫은 그 자기 현재의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전혀 아닌 것이다.


자기 마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일의 핵심은 '내 시선'이다. 내 주의가 무엇을 향하고 있느냐. 그냥 하기 싫다고 외치고만 있는 상태는 여전히 하기 싫은 그 일에 온통 내 주의 집중이 향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 싫은 내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면 내 주의를 하기 싫은 '그 일'이 아니라 하기 싫다고 외치고 있는 '나'에게 옮겨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성공하지 못하면, 결코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을 기르지 못한다. 언제 까지나 하기 싫은 일을 만나거나 거부하고 싶은 상황이 생기면 그 일을 하기 위해 억지로 애를 써야만 하던가 또는 수동적으로 상황을 따를 수밖에 없는 희생자 또는 노예 스토리를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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