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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주현 Jan 03. 2019

공부의 티핑포인트

  부자의 티핑포인트처럼 공부에도 티핑포인트가 있다. 작가이자 강연가로 활동하는 스콧 영Scott Young과 대학원생 뱃 제이스월Vat Jaiswal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을 비유로 들어 외국어 익히는 방법을 설명한다.


  해안가 근처는 파도가 육지에 부딪혀 바다로 나아가는데 저항이 크다. 그러나 그 파도를 완전히 뚫고 나가면 거센 파도가 사라져 편안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이와 같다는 것이다. 첫 번째 그림은 외국어 학습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나타낸다. 해안가에 부딪히는 거센 물살은 외국어를 할 때 뇌에서 저절로 작동되는 모국어다. 모국어의 방해 때문에 학습을 계속해도 해안가 근처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다. 해안가의 파도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에너지만 소진하게 만든다. 이를 피하는 방법이 두 번째 그림이다. 가능한 빨리 평온한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서 최대한 직선으로, 곧장 물살을 뚫어는 것이다. 두 번째 그림의 그래프는 해안가 영역을 벗어난다. 해안가 영역을 벗어나는 바로 그 지점이 외국어 학습의 티핑포인트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실험한 영상을 보여준다. 모국어를 차단하기 위해서 1년 동안 3개월씩 각각 다른 언어를 쓰는 4개국에 머물렀다. 그동안 영어를 전혀 쓰지 않았다. 각 나라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들은 거의 말을 못했지만, 3개월 후에는 현지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한다. 그들이 방문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도 있다. 영상에서 그들은 우리말도 곧잘 했다. 이 그림은 부자의 티핑포인트에도 들어맞는다. 첫 번째 그래프는 저축하기로 마음먹었다가 소비를 절제하지 못해 부자의 바다에 나아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해안가 근처를 맴도는 대다수의 모습이다. 두 번째 그래프는 가능한 단기간에 1억 원을 모아 티핑포인트를 찍고, 부자가 될 수 있는 투자시장이라는 바다에 진출하는 소수의 모습이다.      


  공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처음 접하는 내용인데다가 생소하고 어렵기까지 하면 심리적으로 저항이 인다. 저축하기로 결심했다가 물살을 이겨내지 못하고 소비 유혹에 빠지듯이, 공부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가도 다시 딴 짓하면서 미루게 된다. 하지만 티핑포인트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거친 물살을 계속해서 헤쳐야 한다. 그렇게 공부 습관이 어느 정도 쌓이면, 어느 순간 많이 애쓰지 않아도 공부가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다만, 습득 성향이나 인지 능력이 사람마다 달라서 그 기준을 공부양이나 시간으로 수치화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노력해야 한다. 학습 내용과 공부 습관을 익히기 위해서는 한 번에 오랫동안 많은 양을 공부하기보다 20~3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공부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학습전문가들은 말한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지치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부 습관을 이렇게 조금씩 꾸준히 들여서 몸에 익힌다면 그것이 자질이 된다. 그 자질이 훗날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저축하고, 적은 수익을 내더라도 꾸준히 투자하는데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 문요한은 상담할 때 내담자가 원하는 변화를 위해 작은 시도를 반복하도록 코치한다고 한다. 집중력을 높이고 싶어 한다면 일주일 동안만 같은 시간에 알람을 맞추고, 5분만 하려는 일을 해보게 하는 식이다. 그것이 잘 되면 다음 일주일은 시간을 늘리고, 안 되면 보완해서 다시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끈기를 향상하려면 현재 자기 한계보다 조금 더 오래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조금씩 그 목표를 늘리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끈기와 자기조절능력이 강할수록 어려움에 닥쳤을 때 스스로를 잘 통제한다고 말한다. 부자가 되는 길에 도사리고 있는 수많은 난관들을 헤쳐가려면 끈기와 자기조절능력이 필요하다.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자질이 향상되겠지만, 투자에는 리스크가 있다. 공부에는 리스크가 없다. 따라서 이왕이면 리스크가 없는 공부로 끈기를 연마한다면, 그저 입시나 취직 또는 승진을 위해서만 공부했던 사람보다 유리하지 않겠는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영웅이란 보통 사람보다 더 용감한 것이 아니라 단지 5분 더 용감할 뿐이라고 했다. 근면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 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꾸준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매일매일, 어제의 나보다 그저 5분 더 집중해서 공부하면 된다. 공부든 돈 버는 것이든 100미터를 15초 만에 가겠다는 마음보다, 한 발짝씩 옮겨 100킬로미터를 가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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