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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Aug 06. 2021

유튜브 개설 3년 만에 15만 구독자를 달성했습니다!

종목추천 없이 경제 컨텐츠로만 사람을 모으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2018년 8월 처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뒤 3년에 흘렀네요.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나름 파워 블로거 생활을 청산하고 유튜브 채널을 열었던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었죠. 


첫째는 생각보다 글을 읽기 싫어하는, 아니 정확하게는 제목만 읽으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제목으로 후킹하면 모든 게 끝나는 시스템이죠. 물론 내용을 찾아 읽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이들이 읽을 글이 넘쳐 흐르기에 블로거들마다 경쟁적으로 '선정적 제목'에 내용은 빈 포스팅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독자들도 또 제목만 보고 훑어지나가는 글 읽기가 일반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노력대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죠.


둘째는 댓글창이 엉망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일단 광고댓글 혹은 로봇의 댓글이 너무 많고, 더 나아가 상업성 및 분란댓글을 정리하는 기능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차단으로 대응해봐야 금방 '한도'가 차버렸죠. 물론 좋은 분들도 많습니다만, 댓글이 혼탁해지면 제대로 된 대화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에 처해, 어쩔 수 없이 유튜브 채널을 열었습니다. 아! 한가지 이유가 빠졌군요. 회사 퇴직 후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목표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십 수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도 광고수입이 보잘 것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기에 이에 대한 기대는 아주 소소한 부분이었습니다. 


서설이 길었네요. 3년 가까이 유튜브 채널은 운영하면서 얻은 점은 15만의 구독자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매주 2편 정도의 동영상을 올렸으니 대략 300편 정도를 올린 것 같습니다. 그 결과 5백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죠.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해 여름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2020년 3월의 주가 폭락 사태 때 유입되었던 신규 구독자들의 이탈이 시작되었던 것이 컸습니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종목 추천'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지만.. 저는 이에 부응할 생각이 전혀 없었 탓입니다. 


제가 종목추천을 싫어하는 이유는 '예측 불가능성' 때문입니다. 모 기관 매니저 시절, 그리고 모 운용사 전략팀장시절 싫토록 겪었던 경험이.. 바로 "종목 선정 능력이 없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즉 어떤 펀드에 자금을 맡긴 후 성과를 분석하면, 하나 같이 "종목선정" 능력을 측정하는 항목이 마이너스의 기여를 한 것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대신 산업에 대한 자산 배분이 성과를 거의 좌우했습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은행이나 보험 같은 금융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한 펀드의 성과가 좋았고, 2010년대 중반처럼 중국 소비재 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던 시기에는 여행 및 화장품 섹터 비중을 확대했던 펀드의 전성기가 열렸습니다. 


즉, 어떤 산업에 투자하느냐. 아니면 어떤 투자의 스타일에 집중하는 게 나으냐가 펀드의 운용성과를 가르는 것을 자주 지켜보았던 셈입니다. 따라서 저는 '테마'라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어떤 산업이냐, 또 어떤 산업이 지금 성장기에 있느냐가 중요하지.. 태양광테마·선거테마·북한테마 같은 식으로 "어떤 기업이 유망하다더라"는 종목 장세가 펼쳐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죠. 


대신 해외 주요 기관에서 발간된 보고서를 요약해서 소개해주고, 더 나아가 경제 내의 이슈. 즉 중국의 앤트그룹 상장 중단 조치 같은 현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등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침체되었죠. 


물론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결과 15만의 구독자를 달성했습니다만, '외화내빈' 채널이 되었습니다. 구독자만 많을 뿐, 각 동영상 당 조회수는 기껏해야 1~2만에 그치는.. 즉 "구독해두면 좋을 것 같은 채널이지만, 정작 시청하려니 어려워보이는 동영상"이 가득한 채널이 되었던 셈입니다. 


아래의 <그림>은 15만 구독자 달성을 기념해, 진행한 이벤트의 결과를 요약해 보여줍니다. 총 629분이 이벤트에 응모해주셨는데, 절대적으로 3040세대의 비중이 높은.. 그리고 2020년부터 시작된 주식시장 붐을 전후해 제 채널에 관심을 가진 분이 압도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운영할까?


이 고민을 하다, '어스 얼라이언스'라는 MCN과 제휴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즉 경제와 자산시장의 이슈를 꾸준히 다루는 한편.. 구독자들의 니즈에 부응하는 다양한 내용을 다뤄볼 계획입니다. 20만 구독자 달성 후에 또 한번 '회고'하는 포스팅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현재로서는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채널을 살리고 또 더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3년 동안 제 채널을 구독하고 시청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며, 긴 글을 마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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