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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Oct 03. 2022

와인 환타지에 속지 않는 법 - 우리가 혹하는 이유

마케팅에 속지 말고 입에 맛는 신대륙 와인 편하게 마시세요 

저는 와인 애호가입니다. 대략 20년 넘게 와인 마셨고, 집의 와인 냉장고에 100병이 넘는 고가의 와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비싼 와인 안 삽니다. 왜냐하면 블라인드 테스트 해보니, 품종 정도나 맞추지 어느 나라 와인인지 전혀 구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76년 미국의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의 와인과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을 두고 블라인드 시음회를 진행했는데, 프랑스의 전문가 모두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와인 ‘샤또 몬텔레나‘에게 압도적인 최고점을 주었던 것입니다. 참고로 3위와 4위 와인도 캘리포니아 와인이었습니다. 화이트와인 뿐만 아니라, 레드 와인조차 미국 와인이 1등을 차지해 4대 샤토 와인을 모두 제쳤습니다. 이 일은 너무나 유명해, "파리의 심판"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https://ppss.kr/archives/240315


물론 프랑스 사람들은 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습니다. 30년이 지난 2006년 재대결이 펼쳐졌죠. 1976년 테스트 결과에 대해 프랑스 사람들이 “프랑스 와인은 적어도 30년 숙성해야 제 맛이 난다”고 주장했기에, 1970년대에 생산된 와인을 대상으로 테스트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압도적인 결과가 나와, 1~5등 모두 미국 와인이었습니다. 물론 두 차례에 걸친 테스트에서 참패한 프랑스 와인들은 여전히 가격이 비쌉니다. 이는 와인이 결국 이미지 혹은 브랜드 면이 더욱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money/article/202101211741c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우리가 혹하는 이유"에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연구가 나옵니다(40~41쪽).


연구자 프레데리크 브로셰는 와인 비평가들이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와인 전문가 54명에게 '레드와인' 한잔과 '화이트와인' 한잔을 시음하고 어떤 맛인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와인 두 잔은 같은 '화이트와인'이었고 '레드와인'은 식용색소로 물들였다. (중략) 전문가 54명 단 한 명도 그들이 마신 레드와인이 실제로는 화이트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뼈를 때리는군요. ^^

그래서 저도 집근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가볍게 고릅니다. 물론 3만원 이상의 와인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 이하 가격의 와인도 즐겨 마십니다. 물론 신대륙 와인 위주죠. 칠레나 미국, 그리고 뉴질랜드 와인을 선호합니다. 양고기 먹을 때에는 아르헨티나 말벡도 좋아하고, 순대나 삼겹살 먹을 때에는 호주 쉬라즈도 좋아합니다. 아무튼.. 저는 마음 편하게 와인 먹기로 결심한 지 오래되었는데, "우리가 혹하는 이유" 덕분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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