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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Oct 29. 2022

부자의 역사 - 영국 둠스데이북 이야기

영국은 어떻게 1천년에 걸친 인구 통계를 추적할 수 있을까?

제가 경제사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바로 영국 경제의 장기 시계열 통계 때문이었습니다. 즉 계량경제사라는 학문입니다. 과거의 경제 통계(인플레, GDP, 인구 등)를 복원함으로써, 생활상을 복원하는 학문이 그것입니다. 수많은 연구자의 노력 덕분에 잉글랜드의 지난 1천년에 걸친 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죠.


11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잉글랜드의 인구는 1300년대 중반 갑자기 반토막이 납니다. 흑사병이 바다 건너 잉글랜드에 상륙한 것입니다. 크림반도를 공격하던 몽골군이 제노바 사람들의 성채에 병에 걸려 사망한 사람의 시체를 투석기로 던져 넣은 것이 흑사병이 유럽에 들어오게 된 시초라고 하죠.


쥐 벼룩을 통해 흑사병이 전염된다는 것을 몰랐던 중세 사람들은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었고, 이 결과 유럽의 인구는 많게는 50%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학자들은 흑사병의 충격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경제 통계가 잘 보존된 잉글랜드의 인구추이를 복원함으로써 경제 전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복원해 낼 수 있었죠.


<그림> 1100년 이후 잉글랜드 인구(천 명)

https://fred.stlouisfed.org/graph/?g=Vn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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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잉글랜드는 1천년에 걸친 경제통계를 복원할 수 있었을까요?


그 답은 바로 둠스데이 북 때문입니다. 흥미롭게 읽은 책 "부자의 역사" 131쪽을 보면,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1066년 잉글랜드를 정복한 노르망디 공 윌리엄은 대대적인 인구조사를 시행했기 때문이죠. 소수의 노르만 귀족들이 2백만에 육박하는 앵글로색슨 족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절실하게 필요했죠. 이 덕분에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과거의 역사를 어느 정도는 복원할 수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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