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정책방향을 점칠 때, 실업률이 훨씬 도움된다!
최근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인상이 계속되자 "언제 연준의 금리인상이 멈추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지금은 인플레 지표도 중요하지만 실업률을 먼저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할 때(≒ 1년에 2% 포인트 상승) 지체없이 금리인하가 단행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미 연준이 '완전고용'을 정책 목표로 하고 있기에 벌어진 일이죠. 반면 정책금리와 근원 인플레의 관계를 살펴보면, 별 다른 연관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림> 미국의 정책금리와 실업률의 관계
https://fred.stlouisfed.org/graph/?g=Wgkm
정책금리와 근원인플레(Core PCE)의 관계를 살펴보면, 인플레가 발생하기 전에 종종 금리인상이 단행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시기가 2000년대 중반, 그리고 70년대 초반이죠. 반대로 인플레가 꺾이기 전에 정책금리가 인하된 것은 1980년이나 1974년, 그리고 2007년 등 무수히 많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실업률 때문이었습니다. 실업률이 급격히 떨어질 때(2000년대 중반, 70년대 초반)에는 인플레가 나지 않아도 금리 인상하며, 실업률이 급등할 때(1980년, 1974년, 2007년 등)에는 지체 없이 금리인하합니다.
<그림> 미국의 정책금리와 근원인플레의 관계
https://fred.stlouisfed.org/graph/?g=Wgl3
마지막으로 필립스 커브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필립스 커브란, 실업률과 인플레 사이의 연관을 뜻하죠. 예전에는 실업률과 인플레 사이에 아주 강한 연관이 존재한다고 믿었지만, 최근에는 이 믿음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실제로 70년대 내내 실업률과 인플레의 동반 상승 현상이 출현했고, 90년대에는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가 공존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공급 충격 때문이었습니다. 70년대 내내 발생했던 전쟁, 그리고 90년대의 정보통신 혁명이 실업률과 인플레 사이의 연관을 깨뜨렸던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2022년의 상황도 70년대를 연상시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강력한 공급충격을 가했으니까 말입니다.
<그림> 미국 실업률과 근원 인플레의 관계
https://fred.stlouisfed.org/graph/?g=WglT
물론 70년대와 지금을 1대 1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70년대와 달리, 아직 강력한 정보통신 혁명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죠. 당장 우리나라 반도체 가격이 50%나 떨어졌는데, 이는 여전히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현재 진행형임을 시사합니다. 가격이 반토막 나도 삼성전자 같은 거대 기업이 대규모 이익을 기록한다는 것은 생산성의 가파른 향상 말고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지금은 인플레지표도 중요하지만 실업률의 변화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점치는 데 더 도움된다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