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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Dec 31. 2022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원칙" 추천사

방직회사 사장, 워런 버핏은 어떻게 투자의 고수가 되었는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원칙" 추천사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에 대해서는 여러권의 책이 나와 있습니다. 최근 제가 추천사를 썼던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4판)”도 있고, 또 그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BRK.A, 이하’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질문에 답한 것을 묶은 “워런 버핏 라이브”도 있습니다. 아마 서점에서 ‘워런 버핏’이라고 검색하면 수 백 권의 책이 검색됩니다. 예림당에서 나오는 유명한 학습 만화에도 워런 버핏이 등장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새책,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원칙”에 주목하는가?

워런 버핏이 경영하고 있는 지주회사 버크셔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1965년 워런 버핏이 오랜 역사를 가진 섬유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다음 얼마나 악전고투했는지, 그리고 아시아 국가와의 경쟁에서 밀린 방직 부문을 폐쇄했던 이야기들이 역사책의 한 대목처럼 흥미롭게 등장합니다. 책의 한 대목을 인용해보겠습니다.

“버핏은 버크셔 경영권 인수가 엄청난 실수였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으로 워런 버핏은 … 버크셔 인수로 훨씬 더 좋은 기업들의 지분을 포기하게 되었다. 아울러 방직 업계가 쇠퇴하며 소멸되어 가는 것을 지켜본 지난 20년 동안의 좌절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336쪽)”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워런 버핏도 많은 실수를 했습니다. 그러나 방직 부문 정리에 대해 고민하면서부터 투자철학의 변화가 본격화됩니다. 기존에는 저평가된 기업을 매수하는 식의 전형적인 가치 투자자로서의 길을 걸었다면, 이후로는 주당 순자산 가치(BPS) 이외에 기업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가치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죠.

투자 철학의 전환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88년의 코카콜라(KO) 매수입니다. (시장 경제에 포함되는) 세계 인구증가와 1인당 소득의 증가의 수혜를 입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매입한 것입니다. 워런 버핏은 이에 대해 “우리가 장기적으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기업의 하나”라고 칭송합니다. (402쪽)

코카콜라 매수에서 나타난 투자철학의 변화는 1982년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습니다. 당시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은 인수후보 기준을 밝힙니다.

“우리는 다음의 기준에 드는 기업을 선호합니다.
1. 대규모 지분 취득이 가능한 기업(세후 이익은 최소한 500만 달러)
2. 꾸준한 이익 창출 능력이 입증된 기업(향후 전망이나 ‘실적 반등turn-around’하는 상황에는 별로 관심 없음)
3. 부채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으면서 자기자본이익률이 좋은 기
4. (인수 후에도) 기존 경영진이 계속 경영하는 기업(우리 쪽 경영진 파견 불가)
5. 사업이 단순한 기업(기술이 많이 들어가면 이해하기 어려움)
6. 희망 매도 가격 제시 요망(시간 낭비를 원치 않음. 혹은 가격을 잘 몰라서 거래에 대해 사전에 매도자와 논의하는 데 시간을 소모하기를 원치 않음)” (264쪽)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기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덕분에 아래 <그림>처럼 버크셔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물론, 버크셔도 2000년 이후 이전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죠. 시장에서 값싸게 거래되는 우량기업들의 씨가 말라버린 탓도 있을 것이고 또 버크셔의 사이즈가 시장의 톱 레벨로 올라감에 따라 웬만한 종목에 투자해서는 티도 안 나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내에 애플(APPL)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그의 투자철학 변화 뿐만 아니라, 투자 환경의 변화도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