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는 완화되었지만, 실질금리가 떨어지는 등 종이지폐 보유 매력 ↓
최근 국제 금값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온스 당 1900달러 선을 돌파하며, 2022년의 부진을 씻어 내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금값은 어떤 요인에 의해 상승하고 또 하락하지는 지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
첫 번째 요인 - 달러 가치 변화
아래 <그림>에 잘 나타나는 바와 같이, 금 가격은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띱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역사적 배경'이 있는데요,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금과 달러사이의 고정비율 교환 약속'을 파기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금 1온스를 35달러의 고정비율로 교환해주고 있었는데, 베트남 전쟁 과정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하며 미국이 보유한 금이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이에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국가가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줄 것을 요구하자, 아예 고정비율의 교환 기조를 폐지한 것입니다.
이 일이 있은 후, 금값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가격이 결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특히 달러로 지급되는 이자율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아지곤 합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최근의 금값 상승은 달러약세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요인 - 전쟁 공포
위의 <그림>을 보면, 2020년에는 특이할만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달러화와 금값의 동반 상승입니다. 이때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금값과 달러가치가 함께 상승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코로나 팬데믹에 있습니다. 신종 바이러스의 걷잡을 수 없는 전염 속에서, 사람들은 금이나 달러처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생각되는 자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던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2022년 봄에도 반복되었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달러와 금값이 동반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전쟁에 대한 공포가 완화되는 순간 두 자산의 가격이 다시 반대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요인 - 실질금리
금에 대한 선호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인은 실질금리입니다. 실질금리란, 인플레 기대를 차감한 금리라고 볼 수 있죠. 실질금리를 가장 쉽게 측정하는 방법이 바로 물가연동 국채 금리를 보는 것입니다. 물가 연동 국채는 인플레 변화율 만큼 원금 가격을 인상해주는 채권이기에, 물가연동국채의 금리는 곧 실질금리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실질금리가 떨어질 때마다 금 가격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질금리의 하락, 특히 마이너스 전환은 달러라는 종이지폐를 보유한 데 따르는 실익이 마이너스라는 사실을 뜻하죠. 이럴 때에는 금을 비롯한 실물자산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최근 미국 실질금리가 '불황'에 대한 우려 속에서 떨어지고 있어.. 금 가격의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라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