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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May 07. 2023

중국의 '위안화 기축통화' 추진, 앞날은?

후진타오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흐름을 중단시키지만 않았더라도..


2022년 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흐름이 점점 가속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칼럼(China Takes the Yuan Global in Bid to Repel a Weaponized Dollar)을 통해, 이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짚어볼까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아래 <그림>부터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림>의 왼쪽 부분은 세계 주요 국가 화폐의 외환시장 거래 비중을 뜻합니다. 파란 막대는 2019년, 그리고 붉은 막대는 2022년을 뜻하죠. 달러의 위상은 대단히 높아 2019년 88.3% 그리고 2022년에는 88.5%의 거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중국 위안화(CNY)는 2019년 4.3%에서 2022년 7.0%로 올라서기는 했습니다만, 세계 5위에 그칩니다. GDP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니 위안화의 위상은 경제 체력에 비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1.9%로 세계 12위이네요. 참고로 외환거래의 합계는 200%가 되는데, 외환은 기본적으로 두 나라 화폐 간의 거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의 오른쪽 부분은, 거래되는 화폐의 쌍을 나타냅니다. 달러-유로가 22.7%를 차지하며 그 다음은 달러-엔이 13.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달러-위안 거래는 2019년 4.1%에서 2022년 6.6%로 올라섰지만, 이 외에는 위안화의 흔적을 찾을 수없습니다. 즉 위안화와 달러 이외의 화폐 거래량은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합니다. 이는 결국 위안화가 국제 결제 통화로서는 아직 먼 길을 가야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OTC foreign exchange turnover in April 2022 (bis.org)


***


중국은 글로벌 통화에 대한 미국의 독특한 영향력에 맞서 위안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위안화 사용 방식을 확대하기 위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브라질, 심지어 프랑스까지 관련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느라 분주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거래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미미하며, 외환거래는 여전히 중국 당국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습니다. 점점 변화의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수출 대금에서 위안화 사용액은 지난해에만 32배나 급증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국내 경제의 어려움에도 다른 나라와의 외교 및 경제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이후 그의 첫 해외 방문은 주요 에너지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였습니다. 더 나아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은 다수의 새로운 상업 협정을 동반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이란-사우디 협상을 중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죠. 


2022년 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 조치는 위안화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SWIFT로 알려진 중앙 국제 결제 시스템에서 벗어난 러시아는 무역, 개인 저축 및 외환 거래를 위해 위안화를 수용했습니다. 중국은 SWIFT와 완전히 별개의 자체 국제 결제 플랫폼인 CIPS를 개발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러시아의 기관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같은 곳에서 영업하는 은행에서도 채택되었습니다.


러시아가 위안화를 향한 움직임의 씨앗은 크림반도 합병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이 주류 금융 시스템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을 위협했던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중국의 수용을 빠르게 추적한 것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본격적인 침공이었습니다.


전쟁 전에는 실질적으로 전혀 없었던 위안화 저축이 1월 현재 러시아 전체 예금의 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위안화가 달러와 유로를 대체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통화가 되었습니다. 러시아 외도 중국이 관여하지 않는 거래에 위안화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는 지난달 러시아와 다카 인근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3억 달러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기로 합의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래가 밝지만은 않습니다. 


피델리티에서 오랫동안 신흥국 투자를 주도했던 전설적인 투자자, Mark Mobius는 올해 초 "깊은 자본 시장이나 개방적인 자본 계좌가 없으면 국내로 돈을 이동하거나 해외로 나가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RICs라는 용어를 처음 제시한 것으로 유명한, 전 골드만 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짐 오닐은 "중국이 통화 및 대내외 투자에 더 큰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한 완전히 국제적인 통화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후진타오 정부는 인바운드 투자(중국으로의 해외 자본 유입)를 장려하기 위해 주식과 채권 시장을 개방하는 조치를 취했고 외환시장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출범한 시진핑 정부는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고 공산당의 권력 장악을 위협한다고 판단해, 국제 위안화 사용을 장려하는 조치를 중단시켰습니다.


그러나, 2022년 봄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 흐름을 바꾸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연구와 중국 외환 관리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이 최근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2010년 거의 0%였지만, 2023년 3월 말 48%를 기록해 달러(47%)를 제쳤습니다. 


아문디 SA 자산운용의 에스더 로 매니저는 러시아 전쟁의 영향으로 다른 국가들이 미국 주도의 제재 위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위안화가 미국 주도의 제재에 대한 두려움과 대출자로서의 중국의 역할 증가의 "실용적인" 부분으로 인기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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