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데타 소동 이후 러시아 상황은?

The Economist(2023.7.18)

러시아의 쿠데타 소동이 끝난지 거의 한 달이 지났지만, 사태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오늘은 이를 보도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Post-mutiny Moscow descends into factional murk)를 요약/번역해 보았습니다.

Post-mutiny Moscow descends into factional murk (econom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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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법에 따르면 와그너 용병 그룹의 리더인 프리고진은 반란, 용병 모집, 불법 무기 거래, 조직 조직의 일원으로서 살인죄로 12년에서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TV에서 반란을 진압하겠다고 공언한 지 5일 후인 6월 29일, 그는 크렘린궁에서 프리고진과 그의 최고 지휘관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그들이 반란에 휘말린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새로운 사령관 밑에서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자신이 여전히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쿠데타 과정에서 바그너 그룹에 의해 격추된 조종사 13명의 죽음에 대해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이 단체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프리고진의 행방은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국영 텔레비전은 그를 비난하고 있지만, 그의 텔레그램 채널은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휘했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 등 프리고진과 가까운 군 고위 관리들이 구금되어 심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리고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의 반란은 국가의 침식과 푸틴의 지지 기반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드러냈습니다. 푸틴은 지금까지 대량 숙청에 의존해 왔습니다. 그의 정치적 반대자들은 나발니처럼 감옥에 갇히거나 망명했습니다. 한편 그는 자신의 충성스러운 지지자들 사이에 경쟁심을 심어 자신을 중재자로 만들었습니다. 궁정 쿠데타를 막기 위해 그는 군대와 보안 서비스의 통합을 막고 바그너와 같은 평행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숙청에 의지하는 통제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전쟁 중에는 균형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프리고진의 반란은 물밑에서 벌어진 파벌 다툼이 아니라 푸틴 대통령의 '친 전쟁' 블록 내부의 공개적인 분열이었습니다. 한쪽에는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려는 순응주의 엘리트들이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전쟁을 주도한 그룹이 있었고,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프리고진이었죠. 

독립 여론조사업체 레바다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92%가 쿠데타를 어느 정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의 절반이 부패, 군의 무능, 전쟁에 대한 거짓말에 대한 프리고진의 비판에 공감했지만 바그너 용병그룹의 리더를 신뢰하는 사람은 22%에 불과했습니다. (중략)

이 반란은 또한 텔레그램 등 SNS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렘린의 정보 독점을 약화시켰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텔레비전의 카메라가 크렘린궁의 지시를 기다리는 동안 반란은 온라인에서 전개되었습니다. 러시아 젊은이들 중 TV를 신뢰하는 비율은 4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중략)

베를린의 싱크탱크인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푸틴이 반란의 후유증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것처럼 보이지만... 체제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프리고진 편에 선 고위 군 장교들에 대한 공개적인 보복이 없었고, 이를 막지 못한 보안 서비스에 대한 칭찬이 쏟아진 것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독재자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 숙청이 군대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너무 걱정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7월 13일에 새로운 균열이 나타났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러시아 군 가운데 가장 크고 유능한 부대인 제58합동군 사령관 이반 포포프 소장은 막대한 손실, 부적절한 순환 배치, 열악한 대포병 능력 등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상부에 보고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후 공개적으로 사퇴했습니다. 포포프 중령은 온라인에 게시된 음성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전방에서 우리 군대를 돌파하지 못했지만, 상사들은 후방에서 우리를 공격했다"고 말했습니다. 포포프 씨의 불복종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던 블로거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중략)

다음에 일어날 일은 전장에 달려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해군 드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러시아와 크림 반도를 연결하는 케르치 도로 교량 폭격은 또 다른 타격이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반격에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지휘관들은 수로비킨이 구축한 방어 진지로 후퇴하지 않고 준비된 요새보다 훨씬 앞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방어했으며, 이는 러시아 군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속도가 느려졌지만, 돌파에 성공한다면 크렘린의 정치적 권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 외국 군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마치 망치로 벽돌 벽을 치는 것과 같습니다. 벽이 무너지면 그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