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의 세그림. 9화
태국에서 뭔가 하고 싶었다. 하고픈게 정확히 뭔지는 모르지만, 쨋든 그랬다. 요리든, 트레킹이든, 앞구르기든... 그래서 이것저것 뒤지다 찾아낸 코끼리 돌보기 캠프. 그래, 출동이다!
사실 코끼리(혹은 다른 동물)을 돌본다는 것은 우스운 말인 것 같다. 자연에서 살았다면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아주 잘 살았을 그들을 인간이 돌본다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 중 대부분은 자연에 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는 코끼리들이 그렇다.
태국에 오면 으레 코끼리 타기 체험을 하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선 우선 코끼리를 가둬놓고 사육해야 한다. 또한 코끼리는 등에 누군가를 태우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태울 수 있도록 훈련을 받는데, 그 훈련 또는 의식이 고문에 가깝다고 한다.
최근 이런 코끼리들의 코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들에게 살기 좋은 캠프들이 조성되고 있다. 코끼리들은 그곳에 살며 숙식을 제공받고, 틈틈이 그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관광객들과 놀아주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코끼리들을 돌보게 되는 것이다.
할일은 다음과 같다.
1. 코끼리와 놀아주기 : 진흙목욕, 물목욕
※ 사실은 코끼리가 우리와 놀아주는 것이다. 즉, 코끼리의 할일!
2. 코끼리 먹이주기 : 바나나(아주 좋아함, 코로 뺏어간다), 바나나 나무, 옥수수(꽤나 좋아함), 옥수수 나무, 기타
3. 코끼리 똥 치우기 : ...나름 재미있다...
4. 캠프 유지/보수 활동 : 다리 보수, 현수막 설치, 등
5. 코끼리 구경 : 특히 아기 코끼리 관찰은 꽤나 재미있다. 보고 있으면 시간이 술술 흐른다.
'인간에게처럼 코끼리들에게도 매일의 할일을 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어떤 느낌일까?'
하나의 질문이 남겨졌지만, 아마 내가 인간인 이상은 답을 알기 어려울 것 같다. 다행인 점은, 그들이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다. 사람을 겁내지 않았고, 진흙에서 서로 뒤엉켜 마구 뒹굴어댔다. 덕분에 우리도 즐거웠다. 여기저기서 모여든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게임을 하고, 매일매일 폭포에서 수영도 한다.
그렇게 신나는 일주일은 흘러갔고, 특명은 완수된 것이다! 임무 완수!
※ 그동안의 경로
1. 한국 : 출발
2. 태국 : 푸켓 -> 방콕
3. 캄보디아 : 씨엠립
4. 태국 : 방콕 -> 치앙마이 -> Elephant jungle sanctuary -> 빠이 -> 치앙마이
5. 미얀마 : 만달레이 -> 바간 -> 인레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