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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씨 Jun 05. 2016

리장 - 변한다는 것의 의미

홍씨의 세그림. 13화

 중국 운남성의 리장,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마을 풍경의 영감이 되어준 그 곳. 리장 시내의 고성 전체가 유네스코 뭐시기에 등록되기도 했단다.


 걸음을 어디로 옮기든 기와지붕을 얹은 옛 건물들이 촘촘히 늘어섰다. 모든 골목들은 깨끗하게 정돈되었고, 마을 곳곳의 수로에는 깨끗한 물이 흐른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광장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바쁘고, 고성 중심의 광장에선 전통춤 공연 등의 것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상점으로 용도가 변경되어 이런저런 기념품들을 판다. 차와 커피, 전통 스카프, 장신구나 장식품 등. 이유는 모르지만 잼베같은 것도 엄청 파는데, 대부분의 가게가 동일한 노래를 틀어놓고 차려입으신 여자분들이 그걸 '통통통' 두들기고 있다. 글을 쓰는 지금은 리장을 떠나온지가 한참이건만, 아직 그 노래가 선명하다.


 밤의 고성은 낮에 비해 아주 휘황찬란하다. 주황색 불빛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수로에는 연꽃모양 초를 띄우기도 한다. 곳곳의 라이브 카페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며, 심지어 클럽같은 곳도 있다. 그덕에 몇몇 골목은 매우 소란스기도 하지만, 몇몇의 골목은 옛시절의 모습을 간직하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참 예쁜 모습이다. 한편, 고성이라는 명칭에 약간은 조용하고 아담함을 기대하기도 했는데,  지금의 리장은 어느정도 시대와의 조화를 이루었고, 내 상상과는 조금 달랐다. 변한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보다, 잃는 것과 얻는 것이 함께 있는 것.


리장 풍경화

 길을 걷는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성격상 그들에게 웃으며 거절을 하는 편인데, 그런식일 경우 호객꾼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말을 건다. 장미꽃을 팔던 한 아이는 심지어 내 다리에 꽉 매달리고는 막무가내다. 난 계속 '허허허' 웃었고, 몇 분이 지나고서야 아이는 떠나갔다.


 미씽이 내게 말했다.


 "그렇게 웃으면서 거절하니까 계속 그러잖아, 안살거면 단호하게 해야지. 그런 성격은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나도 사실 어느정도는 알고 있다. 내가 때론 너무 무르다는 것을. 그래서 가끔은 바꿔볼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때면 으레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런 작은 변화들이 지금 내가 좋아하는 나의 성격까지도 나도 모르는 새 바꿔버리진 않을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난 구더기가 무섭다. 화장실 날파리도 싫고, 백원도 아까울 때가 있더라.


 잘 모르겠다... 변한다는 것은 얼마의 각오를 필요로 해야하는 것일까?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 방향으로만 바꾼다는 것은 가능한 바람일까?



※ 그동안의 경로

1. 한국 : 출발

2. 태국 : 푸켓 -> 방콕

3. 캄보디아 : 씨엠립

4. 태국 : 방콕 -> 치앙마이 -> Elephant jungle sanctuary -> 빠이 -> 치앙마이

5. 미얀마 : 만달레이 -> 바간 -> 인레호수 -> 양곤

6. 중국 : 쿤밍 -> 리장 -> 호도협 트레킹 -> 샹그릴라 -> 메리설산(더친)


리장 고성
리장 고성
옥룡설산
옥룡설산
뜬금없는 사진 : 쿤밍의 석림
호도협 풍경
옥룡설산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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