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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씨 Feb 11. 2017

아르헨티나 멘도사 - 때때론 고독하다

홍씨의 세그림. 43화

'17. 2. 8


 멘도사에서 한시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 Potrerillos, 안데스 산맥의 산들에 둘러싸인 빙하호가 있는 작은 마을이다. 호스텔 직원의 추천으로 홀로 왔다. 외국인 관광객들 보다는 현지인들이 찾는 피서지인지, 가족단위로 혹은 삼삼오오 친구들끼리 놀러온 이들이 종종 보인다. 한 그룹의 사람들은 아사도(바베큐 비슷한 고기 구이)를 준비하는지 연기를 피워올리며, 신나는 음악도 함께 틀어놓았다.


 미씽은 어학 연수를 가고, 혼자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지 3주가 조금 넘었다. 혼자라도 왠지 이럴땐 전혀 외롭지 않다. 혼자임이 당연하고, 그 나름의 행복이 있다고나 할까? 혼자만의 시간, 여유, 자유로움, 뭐 그런 것들. 하지만 때론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고독하다. 어제가 그랬다.


 멘도사는 와인이 아주 유명한 도시다. 아르헨티나의 와인 수도라고나 할까? 자전거를 타고 몇몇 와인 농장을 들르며 시음을 하는 방식인데, 혼자 가면 심심할 거라며 몇몇 사람을 엮어주었다.


 문제는 6명 중 2명은 연인이고, 다른 3명은 이미 꽤나 친한 사이다. 게다가 모두 영어권 국가 출신들이다(호주, 미국, 영국). 으악!!! 저들끼리 후루룩 대화를 하니 잘 못 따라가겠다.


 '어, 언제 치고 들어가야 하는거지? 지금 무슨 이야기 하는거지? 갑자기 나한테 뭐라고 물으면 못들었다고 솔직히 말해야 하나? 대충 웃어 넘길까!?'


 결국 나는 조금 겉돌았다. 가벼운 대화는 하지만, 뭔가 공감대 형성이 안된달까? 그렇다보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언어의 문제일까? 아님 국가가 달라서 그런가? 그것도 아니면 내가 각국의 친구들을 사귀기에 뭔가 부족함이 있는 걸까?



 이럴 땐 약간은 자신감을 잃게 되곤 하는 것이다.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에 따라서 아직도 많이 흔들리는 스스로를 보니 그렇지도 않나보다.


 시음 투어라고는 하지만 제법 와인을 많이 마실 수 있었다. 마시다보면 약간 알딸딸해져 기분이 오르다가, 나중엔 술이 깨면서 머리가 띵하다. 즐겁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 내가 갈 길이 멀고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이것도 여행이 가지는 하나의 덕목이리라. 오늘 저녁엔 호스텔에가서 방 친구에게 즐겁게 인사해야겠다.


 "올라!!! 하왈유!?"



와인 투어 사진이 없다

멘도사
멘도사 인근 마을 - Potrerillos
멘도사 인근 마을 - Potrerillos
멘도사 ~ 산티아고 버스
멘도사 ~ 산티아고 버스
멘도사 ~ 산티아고 버스
멘도사 ~ 산티아고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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