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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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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카나 Oct 19. 2019

맨날 시키던 메뉴만 시키는 이유

 친한 친구와 점심을 먹으러 자주 다니는 식당에 갔다. 메뉴판을 들춰보다가 새로운 메뉴를 발견했다. 이름은 냉우동세트. 뭔가 사진만 보면 엄청 맛있을 것 같은데, 왠지 시켰다가 입맛에 안 맞으면 후회를 할 것 같았다. 고민 했다. 그냥 먹던거 먹을건지, 아니면 새로운 메뉴를 시켜볼건지. 새로운 메뉴가 입맛에 맞으면 다행이지만 안맞으면 후회할탠데.


 그렇게 계속 메뉴판을 왔다갔다하면서 고민하다가 보다 못한 친구의 한마디.

아 빨리좀 시켜!

 나는 이 한 마디를 듣고 나서도 좀 더 고민하다가 결국 자주 먹던 메뉴를 시켰다. 


그렇게 자주 먹는 메뉴인 돈부리를 시켰습니다.



우리는 후회와 위험을 싫어한다


 그렇게 주저하다가 시킨 돈부리, 역시 맛있었다. 돈부리는 내가 그 식당에 갔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다. 가장 많이 선택한 메뉴이기도 하다. 즉, 돈부리는 나한테 '기본 선택지'다. 친구와 식당에 갔을 때 냉우동세트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새로운 메뉴를 먹어볼건지 고민했다. 냉우동 국물을 한 숟가락 했는데 만약 입맛이 안맞을 경우 얼마나 후회할지를 상상했다. 결국 기본 선택지를 골랐다. 나는 새로운 메뉴를 골라서 입을 수 있는 손실과 후회의 감정을 피하고자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득을 얻기보다는 손해를 피하는 걸 우선으로 생각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 때의 내가 위험을 감수하고 냉우동세트를 골랐을 수도 있다. 냉우동세트가 돈부리보다 더 맛있었다면 기본 선택지였던 돈부리의 점수보다 냉우동세트의 점수를 스스로 더 크게 쳐줬을 것이다. 기본 선택지를 냉우동세트로 바꿨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선택지를 고르는 것을 주저한다. 손해를 회피하는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기본 선택지를 고르면 피해를 입지 않고 맛있는 돈부리를 계속 먹을 수 있는데 왜 굳이 모험을 하는가? 만약 잘못 골라서 후회라도 하면 어쩌려고? 돈부리가 내 마음속에 이미 98점인데 왜 100점 메뉴를 찾으려고 애를 쓰냐는 말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맨날 시키던 메뉴만 먹는 이유다.


  기본 선택지와 손실 회피 심리는 우리를 고민하게 만든다. 나는 이 심리로 이득을 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글을 쓰는 것을 스스로 기본 선택지로 만드는 것이다. 글을 썼을 때 나오는 미래보다, 글을 안썼을 때 얻는 결과에서 더 큰 후회를 느끼도록 만든다. 이러면 글을 더 자주 쓸 확률을 높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참고


본문 이미지 출처 : https://theqoo.net/muk/570356578

(저기서 새우 올라간 것만 빼면 제가 즐겨먹는 메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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