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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희망 Sep 20. 2021

도시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한 청년이 홍천에 정착한 계기

강원도 홍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청년의 관점

  지역에 청년이 귀한 시대가 왔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강원도 인구이동 분석을 통한 지역특화발전 방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0~30대 3만9,514명이 강원도를 떠났다고 집계된다. 이들 대부분은 다양한 일자리와 경험의 기회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을 택했다. 홍천에서 나고 자란 청년은 왜 홍천을 떠나려 하고, 또 어떤 계기로 홍천에 정착을 하게 되는 것일까? 


  필자는 올해 햇수로 30살이 된 홍천토박이 청년으로,
홍천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졸업했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세계의 무대를 꿈꾸며 수도권의 대학에 있는 정치외교학과에 진출함과 동시에, 내 모든 꿈을 이루기 전까지 고향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마음을 품었다. 당시 홍천 내에서 공부를 좀 한다는 다른 내 또래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품고 홍천을 떠나기 위해 노력했을 거다. 홍천은 우리의 무한한 꿈과 환상을 충족시켜 줄 수 없을 거라 간주하며. 실제로 매년 홍천 내 4개 고등학교에서 400명이 넘는 졸업생들이 대학진학을 위해 외지로 떠난다고 한다.  


  지난 10여 년간 세상을 누비던 내게 홍천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쉼터' 역할을 해 왔다.

 대학원에서 개발정책학 석사를 졸업하고 미얀마라는 나라에 파견생활도 하고 돌아오니 귀향과는 더더욱 멀어졌다. 올해 1월, 외교부에서의 연구원직 계약이 종료 되면서 서울 고시텔방 짐을 싸 홍천 부모님댁에 내려와 쉬면서 국제관계 분야에서의 경력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서울로 이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 누리는 고향살이의 대한 매력을 발견하며 여유를 느끼던 중 이런 생각이 내 안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아, 타지생활을 위해 매번 짐을 싸고 푸는 일이 이제는 지겹다.
홍천에서 내가 돈도 벌고 보람되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사회과학을 전공한 석사생이 홍천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공무원밖에 없어 보였다. 그렇다고 현재 당장 얻을 수 있는 기회들을 뒤로하고 고시공부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면서 서울에서 일할 때보다 나은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홍천정착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생각했다. 서울은 뭐, 가고 싶을 때 주말에 한 시간이면 방문할 수 있으니까.      


  고향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홍천군이 설립한 도시재생 민-관 협력 지원조직인 '홍천군 도시재생센터'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아, 여기라면 내가 홍천에 있어 볼 만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공석이 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직업을 위해 홍천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도시재생지원센터 팀장직 공고를 발견했다. 석사에 경력 1년이 지원 요건이었고 급여도 서울에 가려던 직장보다 높았다. 직접적인 경력은 부족했지만 자격조건과 고향의 발전에 대한 진심의 마음가짐이 인정을 받아 합격을 얻었고, 치열한 고민 끝에 서울행을 포기하기로 했다. 문화예술 분야도도 아니고, 기술직도 산업직도 아닌, 이타주의적인 인문계 대졸 홍천청년에게 적합한 직종이 처음으로 생긴 게 아닌가 싶다. 


  필자와 비슷한 조건에 있는 청년을 잡으려면
홍천은 홍천살이에 대한 매력 발산과 함께 청년들의 다양한 전공분야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내실 있는’ 직업 창출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 


다음 편에는 홍천 청년이 바라보는 홍천의 청년정책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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