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에 떠난 30일간의 배낭여행 9/30
프라하 Liben역 - 밥퍼 민박 - 팔라디움 쇼핑/환전 - LA REPUBLICA beef 타르타르
프라하 중앙역에 내려야 하는데 표를 잘못 끊어서 프라하 Liben역에 내리게 됐다.
아침 크라쿠프 버스 터미널에서 레오 익스프레스를 기다리면서부터 뭔가 느낌이 안 좋다 싶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기차 안에서 Liben역에 내리게 되면 해야 할 일을 찬찬히 생각해 보았다. 구글맵으로 확인해보니 미리 예약해둔 숙소까지 가려면 트램을 타야 한다. 일단 트램 표를 사야 하니까 코루나를 만들어야겠구나. Liben 역에 환전소가 있길 기대하며 역에서 내렸지만, 아주 작은 간이역 수준의 Liben역에서 환전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행히 ATM기를 발견! 가장 작은 화폐 단위인 500 코루나를 인출해 매점에서 물을 한 병 사서 동전을 만들고, 티켓 자판기에서 티켓을 뽑았다. 이 모든 엄청난 단계들을 거치고 난 후, 드디어 트램을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향했다.
트램을 타고 15분쯤? 구글맵이 알려준 정류장에서 내려 민박집으로 향했다. 이번에 체코에서 묵을 곳은 프라하 밥퍼 민박. 8년 전 배낭여행을 통해 프라하에 와 봤기 때문에 근교 여행을 위주로 코스를 짰다. 따라서 숙소를 정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프라하 중앙역과 Florenc 버스 터미널이 가까울 것.
2. 한식을 제공해 줄 것.
8년 전 배낭여행 중에 오스트리아 할슈타트에서 만나 알게 된 현동이 오빠가 마침 프라하에서 현지 가이드로 일하고 있어 몇몇 민박집을 추천해주었다. 웹사이트에서 살펴보고 난 후, 선택한 곳은 프라하 밥퍼 민박. 민박집 명에 밥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식사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는 뜻이라고 생각했고, 위치도 프라하 중앙역과 Florenc 버스 터미널을 모두 도보로 접근할 수 있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민박집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뒤, 기진맥진한 상태로 좀 쉬다가 근처 팔라디움 백화점으로 향했다. 앞으로 프라하에서 쓸 돈을 환전하고, 소매치기에 대비해 짱짱한 크로스백을 하나 구매하는 것이 목표. 20kg의 캐리어를 숙소에 두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거리에 나섰다. 민박집에서 추천해준 팔라디움 정문 왼쪽에 붙어있는 환전소에서 코루나를 바꾸고, H&M에서 가방 구경을 시작. 폴란드에서는 한국인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프라하에서는 꽤 많이 목격된다. 반가우면서도 어색한 느낌. 몇 개의 가방을 들어다 놨다, 착용해 보다가 적당한 가격의 지퍼로 열고 닫는 크로스 백 하나를 구매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만 5천 원 정도. 요긴하게 잘 사용할 수 있겠지.
민박집으로 들어가려다 첫 새로운 나라에 도착한 첫날에는 맛있는 현지 음식을 먹고 힘을 내야 한다는 나름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숙소 근처 LA REPUBLICA에 갔다. beef Tartar라는 바삭하게 구워진 바게트 빵 위에 생 마늘을 바르고 육회를 올려 먹는 음식을 시켜 체코의 유명한 맥주 코젤과 함께 먹었다. 바삭하고 알싸한 마늘향이 양념에 버무려진 육회와 어우러지는 느낌. 거기에 맛있는 코젤 다크. 체코 여행도 잘할 수 있겠지. 그래도 여긴 한인 민박이니 아침에 밥과 국을 먹을 수 있다. 아, 내가 프라하에 8년 만에 다시 왔구나.
덧,
맛있게 먹은 beef Tartar가 탈이 났는지, 기차에서 먹은 클럽 샌드위치가 안 좋았는지 밤새 설사를 했다. 아프면 안 되는데. 예전과는 다른 체력이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