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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family Nov 20. 2022

가족 그 무거운 관계

건강한 가족에 대해서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은 서로의 꿈과 행복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고 함께하기도 하는 존재이다.

...라고 제가 결론 내려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결론 내리고 나니 저와 아내는 잘하고 있는지, 우리 부모님들은 잘한 건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삶은 스스로 책임져야지 생각한 우리 부부는 앞으로의 삶을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부모님과의 관계를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순전히 제 입장에서 부모님께 서운했던 기억들만 떠오릅니다. 좀 더 떠올려보니 부모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고, 부모 노릇을 잘하는 것도 건강한 가족을 만드는 것도 아주 어려운 일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도 자녀도 만족하고 감사하고 사랑만 하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 가정이 있기는 한 걸까요.


오은영 박사님의 금쪽 상담소를 보면 불행한 사람들이 저리 많고 원인이 부모라는 데 놀라게 됩니다. 오은영 박사님이 말씀하시기를 나이 든 노인부터 어리 아이까지 하나같이 부모에 대한 상처가 있다고 합니다. 부모 노릇이 쉬운 게 아닌데 우리 사회는 부모 노릇에 대한 고민이 없었고, 유교문화로 인해 아이들은 부모의 부속된 존재 정도로 여겨진 게 원인이 아닌가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저와 아내가 부모에 대해 가족에 대해 생각을 왜 했겠습니까. 좋기만 했다면 절대 안 했을 거라는 거 글을 읽는 분들도 느끼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아내와 저는 우리 가족이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자주 휩싸이곤 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저와 아내, 아들과 딸 이렇게 넷인데, 초등 5학년부터 지금까지 사춘기가 너무 긴 딸이 원인이라는데 아내와 저 이견이 없습니다.


우리가 무언가 이야기해도 잘 듣지 않고 짜증내고, 화가 나면 눈알을 부라리고, 방은 엉망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문을 잠그고 지내는 등 딸의 만행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딸 이야기를 하다 싸우고, 딸 때문에 싸우고 우리 집은 딸 때문에 불행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오늘 아내와 저의 안경을 맞추러 안경점에 가서 안경 값을 부담스러워하는  우리 모습을 보다가 아내는 아이들 앞으로 매달 쓰고 있는 학원비며 학자금이 얼마인데 이렇게 사는 게 맞냐 생각했답니다. 다시 이야기는 딸에 대한 것으로 향했습니다.


아내가 딸에게 오은영 박사의 금쪽 상담소 이야기를 하니 자기도 그거 자주 본다며. 우리 집 하고 비슷하더라고 이야기하더라며 운을 뗍니다.


딸은 부모인 우리가 마치 그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하더라는 겁니다. 아내가 그 이야기를 했다고 했을 때 저 또한 딸아이가 우리 집은 이렇게 좋아서 다행이라고 할지 알았는데 대답이 너무 엉뚱해서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사람은 이렇게 자기중심으로 생각할 수도 있구나 깨달았습니다.


아내와 저는 자녀와 부모의 입장이나 생각이 이리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했습니다.


자연스레 이야기는 앞으로 자녀교육을 함에 있어 방향을 어떴게 갖고 갈지로 흘러갔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중심이 자녀가 아닌 부모 자신에게 있어야 건강한 가족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자녀를 위해 부모가 희생하고 자녀만 바라보는 가정은 자녀가 바라는 데로 못해도 문제, 잘 이루어내도 문제라고요. 그래서 부모의 삶과 자녀 양육에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요.


아내는 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 같아 울적하다 했습니다. 저 또한 아이의 부족한 부분들이 보일 때 비슷한 감정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딸의 문제들 중 부모의 과제가 아닌 딸의 과제에 대해서는 분리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다투는 이유 중에 재테크나 노후 자금조차 없이 자녀 교육비로 쓰려고 하는 아내와의 경제관념의 차이도 큰 몫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자녀를 위한 지원은 적정하게 해 주되 과도하지 않게 하자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아내나 저나 어린 시절을 넉넉하게는 보내지 못했기에 아이들에게 풍족함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한계를 정확히 아는 아이가 관계나 경제적인 부분에서 건강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 싶습니다. 아이들 교육, 결혼자금 등 목적자금과 우리 부부의 노후자금 등 경제 부분에 대한 큰 계획들도 세워보았습니다.


건강한 가족은 평생 노력을 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로병사라는 인간 본연의 숙명이 가족의 역사에 스며들어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고, 어려운 시기를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가 건강한 가족이 아닐까 생각하며 우리 가족의 멋진 내일을 꿈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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