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제도 술 드셨나 보다
해가 중천인데 베개도 안 베시고
고개 밑에 두 손 겹쳐 누우셨네
아랫목 놔두고 꼭 모퉁이에 모로 누워
미안한 걸 아시는지
말 못 할 고민이 있으신지
걱정 많은 열 살 막내딸이
고개 받쳐 베개를 베드린다.
아버지 일어나
이거 마시고 동네 나가 바요
집 나간 엄마 나물 팔아 사다 놓은
율무차 마시고
돌아누운 아버지
그제야 일어난다
네가 나보다 낫다. 딸아.
오늘도 나가서 내일 들어와도 될까 묻는다
딸이 빈 종이컵 보고 웃는다
2024.06.06 작성
** 아버지, 담에 더 유머있게 써드릴께요~
ㅡ 딸이 첨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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