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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HONG Jun 19. 2024

아버지가 뿔 났다




아버지 어제도 술 드셨나 보다

해가 중천인데 베개도 안 베시고

고개 밑에 두 손 겹쳐 누우셨네


아랫목 놔두고 꼭 모퉁이에 모로 누워

미안한 걸 아시는지

말 못 할 고민이 있으신지

걱정 많은 열 살 막내딸이

고개 받쳐 베개를 베드린다.


아버지 일어나

이거 마시고 동네 나가 바요

집 나간 엄마 나물 팔아 사다 놓은

율무차 마시고


돌아누운 아버지

그제야 일어난다


네가 나보다 낫다. 딸아.


오늘도 나가서 내일 들어와도 될까 묻는다

딸이 빈 종이컵 보고 웃는다




2024.06.06 작성

** 아버지, 담에 더 유머있게 써드릴께요~

ㅡ 딸이 첨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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