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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HONG May 26. 2024

우리와 함께 못 갈 것 같습니다

언어, 그 판독의 어려움



"00씨, 우리와 함께 못 갈 것 같아요."라고
바로 말하지 않습니다.


저는 27살 때부터 팀장(중간관리자)이자 디렉터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팀원으로 두고. 미리 말씀드리지만, 단 한 번도 조직을 위해 일해 본 적 없습니다. 그런데도 회사에서 나를 팀장(중간관리자)으로 택해 팀을 맡긴 것은, 사람이 아닌 일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는 최고경영자의 도량 있는 판단이었다고 생각해요. 정글숲을 헤쳐갈 큰 칼을 든 장수로. 그것도 아주 충성도 높게. 그래서 어린 나이에..(어쩌고 저쩌고. (중략))


그러나 나는, 내가 다닐 회사와 그 회사 대표의 인성을 판단했고, 내가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한 게 맞습니다. 간략한 업무동선, 디테일한 프로세스, 빠른 컨펌라인 등 내가 원하는 시스템으로 바꾸고 일을 추진했으니까요.


그래서 남들보다 일을 더 빨리 마스터했는데, 이유는 빨리 끝내고 놀기 위해서입니다. 억지로 모니터 앞자리를 지키는 타입도 아니라서, 그 시간에 외국잡지책을 보러 갔고 전시회를 다녀오곤 했습니다. 남는 시간을 그렇게 놀았지요. 다음 프로젝트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회사가 일을 빨리 끝낸 제게 모든 혜택을 주었습니다.

회사가요? 내가 놀아도, 그 이상의 아웃풋을 내놓는 사람으로 내가 그들을 각인시키고 길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조건반사 입니다.


나중에 언급을 하겠지만,

회사가 직원들에게 야근하지 말고 6시에 정상퇴근을 하라고 했을 때, 제가 대표님을 찾아가서 따졌습니다.

"일하는 내 즐거움을, 회사가 감히, 왜 막습니까? 퇴근할 사람들은 퇴근하세요."라고.

회사 대표의 표정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럼에도 그 대표가 나를 팀장으로 발탁했고 그렇게 나는 팀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상대로 내 앞 길을 막는다면, 계급장을 막론하고 상대했으니 그들에겐 신선했나 봅니다.

야근을 하지 말라는데도 일하는 즐거움이라니??ㅋㅋ 그들이 이전에는 못보던 유형이 나였겠지요. 풉.


그런 나도 1차적인 언어는 가급적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00씨, 우리와 함께 못 갈 것 같아요., "라고 당장 말하지 않습니다. 혹은 "회사로부터 해고통보예요. 나가주세요"라고 말할 일은 거의 드물어요.

그런 경우는 즉각적인 모욕을 상대에게 줘서 내가 당신보다 최상위 권력자임을 굳이 드러낼 때나 쓰는 말입니다. 우리가 쌍욕은 인간본성의 예의를 말아먹은 상대를 대할 때나 쓰는 몽둥이(무기)이듯이요. 굳이 교양이란 사치를 부릴 이유를 못 느낄 때나.



언어, 그 판독의 어려움


그래서  "00씨, 우리와 함께 못 갈 것 같아요. “라는 말 보단 드러나지 않는 언어인 위로와 격려를 동반해서 다독이죠. 커피도 사주고, 회식도 시켜주면서.....(관리자들의 극한 직업)


00씨는 모릅니다. 그것이 경고에 해당하며, 당신에게 기회가 몇 번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신호라는  것을...  (빨리 짐작해야 할 텐데~ 싶죠?  예상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끙)


조직은 무언의 형태로 관리되어야 하고 중간관리자는 입을 무겁게, 회사와 팀원 모두를 보호하며 팀이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 조율합니다. 이유는? 돈을 받고 있기 때문에 돈의 가치로서 그렇습니다.


자기 관리에 준비조차 하기 싫은
사람들의 판독불가된 문장에 지나지 않아.
마치 열정 없이 살아도 되는 것처럼


종종 사람들이 돈의 가치를 무시하는 작태의 직장생활을 감싸는 발언에 당혹스럽습니다. 더 나아가 열정 없이 살아도 되는 것처럼. 남의 인생이라고.

몇몇 그런 책들도 서가에 ‘자존감’이란 꼭지로 성황리에 팔렸던 시절과 현재가 있습니다. 마치 경쟁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하여 자존감을 병들이는 주범으로.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그 책을 낸 작가들 조차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물이 그 책입니다. 그 책 한 권을 내기 위해 출판사에서 몇 명의 스태프가 다른 책과 분석하며 경쟁사회에서 비교우위가 되도록 물밑작업을 도왔고 준비해왔을지를 감안한다면 열정적이지 않아서 되는 건, 없습니다. 자기 관리에 준비조차 하기 싫은 사람들의 판독불가된 문장으로 해석되어. 그런 사람들이 대충 해서는 대충 밖에 못 사는 자기 합리화로도 모자라 자기 주변을 하향평준화를 시켜서 남까지 그 물에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그런 부정적인 사람들.


돈의 가치를 무시하는 직장생활의
작태와 오류.
직장인의 시작은 ‘노력, 최선, 열심히’ 아닌
레벨업 된 재화 또는 본인의 가치


회사에서 배우려는 노력은 겸손한 마음인 것은 맞겠으나 굳이 그런 마음은 부담스럽습니다.

회사는 배우려고 취업하는 곳도 아니고, 적응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곳도 아닙니다. 그 생산성을 위한 직업인으로서 업무용 프로그램을 마스터하고 프레젠테이션과 협업 그리고 인성 등 일련의 준비를 갖추고 나서 취업을 해야 맞습니다.


즉, 조직에선 ‘노력’과 ‘최선’, ‘열심히’ 등이 필요한 게 아니란 뜻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자신과 타인, 조직 조차 날지 못하게 하는 감성적 족쇄가 될 수 있습니다. 재능이 없는 노력은 회사에 도움이 안됩니다.(아래 예시처럼)

이 말에 또 판독을 잘못하신 분들이 있겠네요.

조직(회사)은 능력을 펼치는 곳이지, 노력하는 곳이 아니에요. 실력도 재능도 없는 노력은 조직에선 위험합니다. 돈의 가치에 상응하는 생산성을 하기 위해 회사는 순환이 되기 때문이며, ‘노력, 최선, 열심히‘는 <내추럴 본>이기 때문에 언급 자체가 무용하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상업성 혹은 급여 등의 돈의 가치로 논의 및 평가될 때에는 다음단계의 재화 또는 본인의 스펙을 갖고 테이블 앞에 앉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직업인의 시작과도 같습니다.



조직에서 생산성이 없는 팀원이 있다면? 다른 팀원이 그 일을 나눠 맡아서 기한까지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그것이 얼마 오래 못 가 곪아터지는 경우가 발생됩니다. 급여를 받는다는 것에 상응하는 노동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신으로 인해 다른 팀원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그 당연한 거래를 조직이 돈을 주고 가르친다는 것도 맞지가 않아요. 이러면서도 또 관계설정에서 대부분은 수긍이 아닌 논쟁으로 이런 경우를 소모하기 바쁩니다. 합리적 이성이 아닌 쪽수로 편을 가르듯. 안타까운 도돌이표입니다.


딱히 조직이나 중간관리자를 탓할 이유가 없는 것이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중간관리자가 되어보면 항상 감싸주는 그 인내심의 한계가 팀원들의 좌절감과 결국 자신이 무능해서 사표를 쓰게 될 날이 온다는 것을 직감할 것입니다. 회사에 엄청난 금액적 손실을 입히면서.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그런 위험한 상황까지 가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입니다.


어쩌면 드라마 <미생>에서 부족한 팀원을 이끌며 팀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관리자의 리더십이 더욱 판타지 같아 보이는 현실입니다. 미담처럼요.

그것도 쌍방이어야 가능한 미담 제조가 됩니다.

(이 부분은 독자분들이 판독해 보시길 바랍니다.)







* 이전글에서 별도의 느낌 같은 글을 분리하여 따로 저장했습니다. 새로 쓴 글은 아닙니다.

* 너무 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스킵과 스크롤 압박을 줄여드리고 또한 장르를 갖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 2024년 5월 26일 am7시 40분~am 11시 업로드

* 너무 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줄일게요.

* 본문에 (나) , (저)에 대한 혼용이 있는데 굳이 수정하지 않겠습니다. 벌써 11시 40분이 넘었어요. 일요일의 반을 썼습니다.ㅠ 그게 암울합니다.

** 내일이 월요일 이므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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