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가수 김수영 (1)
김수영은 싱어게인3 출연으로 사람들에게 얼굴을 조금 알렸다. 김수영이 싱어게인3에서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 <그대 내게 다시>는 그녀가 5-6년 전에도 커버했던 곡이다. 6년 전에도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는 이 노래와 참 잘 어울렸다. 그녀는 이 노래를 싱어게인3 패자부활전에서 다시 불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무대에서 부르기 시작했지만, 끝내지는 못했다. 나에게는 그녀의 상황과 이 노래의 가사가 서로 모순되게 느껴져서 인상 깊었다.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오려 하나요.
내가 그댈 사랑하는지 알 수 없어 헤매이나요.
맨 처음 그때와 같을 순 없겠지만
겨울이 녹아 봄이 오듯이 내게 그냥 오면 돼요.
헤어졌던 순간을 긴 밤이라 생각해.
그대 향한 내 마음 이렇게도 서성이는데.
왜 망설이고 있나요.
뒤돌아보지 말아요.
우리 헤어졌던 날보다 만날 날이 더욱 서로 많은데.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오려 하나요.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내게 그냥 오면 돼요.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내게 그냥 오면 돼요.
<그대 내게 다시>는 헤어진 연인이 내게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부르는 노래다. "그대"가 내게 돌아오고 싶은데, 혹시나 나의 마음이 변해있을까, 망설이고, 서성이고, 헤매이고 있다면,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돌아오라는 가사이다. 나는 그대가 돌아와도 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내가 그대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헤어진 상황에, 그대의 마음은 돌아오고 싶은지 아닌지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의 "그댈 향한 내 마음"과 "겨울이 녹아 봄이 오는 마음"만은 확실히 알 수 있다. 나는 그대라는 이 연을 끊지 못하고 계속 붙잡고 싶어한다.
김수영이 이 노래를 부르던 싱어게인3 패자부활전 상황으로 가보자. 그녀는 싱어게인3에서 이미 떨어졌다. 하지만 패자부활전이라는 기회를 얻었고, 이 기회를 잡아서 Top10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녀는 싱어게인이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계속 살아남기 위해, <그대 내게 다시>를 불렀다. 헤어진 "그대"같은 이 서바이벌을 다시 붙잡기 위해 "그대 내게 다시"를 부르는 상황인 것이다. 이 노래는 메타적으로 그녀의 상황과 닮아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눈물을 보이며, 제대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그녀의 팬인 나로써는 의아했다. 가끔 라이브에서 부른 적도 있고, 그녀가 예전부터 즐겨 부르던 노래인데, 왜 끝까지 부르지 못했을까. 부담감이 심해서라고 하기에는 그녀에게 이 노래는 자판기처럼 너무 익숙한 노래였다. 가사를 까먹더라도 그냥 부르는 사람인데 말이다. 그런 의아함과 더불어, 주위의 모든 참가자들과 심사위원들은 그녀가 노래를 끝까지 부를 수 있도록 응원했다. 할 수 있어! 그녀가 계속 노래를 부르지 못하자, 노래는 윤종신 심사위원이 "내게 그냥 오면 돼요"라며 마무리되었다. 주위의 참가자들과 심사위원들은 그녀가 이 서바이벌을 계속 붙잡기를 원했던 것 같다. 심지어, 그녀를 서바이벌에서 떨어뜨린 심사위원조차도 그녀를 계속 이 서바이벌에서 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녀가 나중에 팬카페에서 그 때의 상황과 심정을 밝혔다. "패자부활전 분위기가 너무 무겁고, 다들 간절하게 노래를 하는 그 뒷모습에 눈물이 났다. 무엇이 이렇게 우리를 간절하게 만들었을까? 이 무대가 우리의 끝이 아닌데..." 라는 마음으로 눈물이 났다고 그녀가 말했다. 싱어게인 패자부활전 무대는 탈락자들이 무대 중앙의 두어발짝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형식이었다. 탈락자들은 각자의 순서가 되면 무대 중앙으로 나와,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다시 뒤로 돌아갔다. 그렇게 무대 뒤에서 앞선 참가자들의 무대를 지켜본 이후에 마지막 수영의 차례가 찾아왔다. 참가자들이 간절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그녀는 이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녀가 말했듯이, 아티스트는 싱어게인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며 살아간다. 나는 "그대"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반대로, 패자부활전은 그 서바이벌을 계속 붙잡으며 생존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대 내게 다시>는 그대를 계속 붙잡고 싶어하는 노래이다. 이 점을 생각해보면, 패자부활전의 상황과 <그대 내게 다시>의 가사와는 완전히 상반된 이유로 그녀는 눈물을 흘렸고, 노래가 중단되었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주위 참가자들은 싱어게인을 계속 붙잡으라며, 화이팅을 외쳐댔으니. 참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응원이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사랑했던 무언가와의 헤어짐을 불행이라 여겼지만, 나중에 되돌아보면 그 무언가를 놓아준 덕분에 내가 더 큰 행복에 닿을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오기를 바랬지만, 아마 그대는 돌아오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그 덕분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를 만날 수도 있다.
나도 김수영이 Top 10에 들기를 바랬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다만 싱어게인3를 통해서 TV에도 출연하고, 다양한 무대를 보여주면서 여러 아티스트들과 친분도 쌓고. 그녀에게 이 서바이벌은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무대, <그대 내게 다시> 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심이 닿는 무대가 되었을 것이다. 이후 그녀는 <그대 내게 다시> 리메이크 음원을 발매했고, 원곡 작사가 노영심 선생님과 함께 <그대 내게 다시> 무대를 하기도 했다. <그대 내게 다시>는 일생에 단 한 번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니니까, 그녀는 그냥 그렇게 계속 무대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Dm2EBQapJI
덧.
싱어게인은 김수영을 성장시켜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