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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Aug 03. 2022

지극히 독립적인 두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었다

지극히 독립적인 두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두 사람은 가족으로부터 꽤나 독립적인 계획을 세우며 살아왔습니다. 

명절에도 따로 해야 할 일이 있었고, 생일에는 평범하게 보내는 하루가 편했습니다. 그래야 오늘이 있고, 내일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결혼 전, 두 사람은 개인적인 계획에만 맞춰 살아왔습니다. 마음은 가족이 우선이지만, 회사 업무와 대학원 생활을 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야 사람답게 씻고, 사람답게 밥을 먹으며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 아내와 제가 만나 결혼을 하고, 제주도 이주를 선택해 살고 있습니다.


전 보다 더

서로를 우선하고

가족을 우선하는 삶을 살기 위한 결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집필하고 강의를 하는 나와, 연구를 하고 강의를 하는 아내는 제주에서도 바쁜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하루를 쉬기 위해서는 며칠 전부터 무언가를 더 해야만 하는 일정입니다. 우리 부부는 가끔 두 개의 팔자가 만나 그나마'상팔자'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 만나지 못했으면 고생만 했을 팔자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서로 맞춰야 할 이야기가 더 늘어나고, 포기해야 하는 일에도 제법 태연해집니다. 확장된 가족 관계는 더없이 든든한 지원군이고, 마음이 쓰이는 귀한 인연이 늘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더욱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당연히 온전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이해가 오해로 남아 감정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감정싸움에서 지는 건 저지만, 그렇다고 아내가 이기는 것도 아닙니다.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부는 서로 10년 이상을 제법 독립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좀 더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나는 아내가 되고

아내는 내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독립적인 두 사람은 그렇게 하나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부부는 서로 간의 차이를 존중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차이를 존중하기 위해 서로 다른 취미, 공간, 사람들과의 관계 등을 각자 다른 영역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부가 서로 간의 차이를 존중하는 방법은 함께 같은 영역으로 점차 물들어 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할아버지가 되어 다리에 힘이 없어도, 아내 손을 꼭 붙들고 좋아하는 산책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점차 물들어야 합니다. 


전국의 남편들은 명심하세요. 

전국의 아내들은 부디 남편의 손을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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