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다문 조개에게

by 홍주빛

입을 다문 조개에게

홍주빛


누가 먼저 다가오지 않으면

입안 가득

짠 소금물만 머금고 있었다

마음속 깊은 말들은

꾹 삼킨 채

또 하루를 무심하게 흘려보냈다


끓는 물에 바지락을 넣고

천천히

한 방향으로 저어 본다

입 좀 열어봐

속에 감춘 진흙 냄새

이제는 흘려보낼 때도 되었잖니


하얀 속살이

물 위로 떠오르는데

끝내 문을 굳게 잠근 채

무거운 침묵만 남긴 한 마리 조개

오늘따라

그 조개가 너처럼 느껴진다

서걱서걱한 모래조차

제 살처럼 품고 사는 너는

언제쯤

굳게 닫은 문을 열 수 있을까

껍질 속에 숨긴

달큼한 이야기들을

웃으면서

들려줄 날이 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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