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빛
누가 먼저 다가오지 않으면
입안 가득
짠 소금물만 머금고 있었다
마음속 깊은 말들은
꾹 삼킨 채
또 하루를 무심하게 흘려보냈다
끓는 물에 바지락을 넣고
천천히
한 방향으로 저어 본다
입 좀 열어봐
속에 감춘 진흙 냄새
이제는 흘려보낼 때도 되었잖니
하얀 속살이
물 위로 떠오르는데
끝내 문을 굳게 잠근 채
무거운 침묵만 남긴 한 마리 조개
오늘따라
그 조개가 너처럼 느껴진다
서걱서걱한 모래조차
제 살처럼 품고 사는 너는
언제쯤
굳게 닫은 문을 열 수 있을까
껍질 속에 숨긴
달큼한 이야기들을
웃으면서
들려줄 날이 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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