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생님을 기억하며
이 글은 회의 도중 조용히 사라졌던 한 자리를 떠올리며,
그 자리에 남겨졌던 마음을 담은 짧은 기록입니다.
○○ 선생님은… 쾌활하고 따뜻한 분이셨어요.
먼저 말을 건네주시고,
회의 때마다 조용히 웃음을 불어넣던 분.
채식하는 학생들 민원 때문에
혼자 마음 졸이며 고민하고 있을 때,
“힘드시죠?”
하시던 그 말투가…
아직도 귀에 남아 있어요.
그날은 월요일, 평소처럼 교직원 회의가 진행 중이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조용히 자리를 떴습니다.
무슨 일이지?
학생이 찾아왔나, 아니면 볼일이 있나?
그 정도로만 생각했죠.
잠시 후, 교장 선생님이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 선생님께서… 당분간 학교를 쉬시게 되었습니다.”
회의실 안은,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병원 다니며 치료받으시던 모습,
다들 알고 있었거든요.
그다음 날 아침이었어요.
예배를 마치고 강당 뒤편 출입문으로 나서는데—
○○ 선생님이, 그곳에 서 계셨어요.
얼굴은 조금 부어 있었고…
표정이, 조금 푸석했어요.
“선생님, 괜찮으세요?”
“네, 좀 그렇죠! 선생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그 짧은 인사가… 자꾸 마음에 맴돌아요.
한동안 연락도 못 드리고 있었죠.
괜히 전화했다가, 불편해하시면 어쩌나 망설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회의 시간에
교장 선생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죠.
“○○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십니다.
전화를 드리면… 참 좋아하실 거예요.”
그래서, 외출길에 조심스럽게 전화를 드렸어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지만…
그래도, 환하게 인사해 드리니
선생님은 고마워하셨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죠.
“양파, 농기계 창고에 있어요.
장학생들 시켜서 식당으로 옮기면 좋겠어요.”
아…
선생님은 지금 학교에 계시진 않지만—
마음은 여전히,
이곳에 머물고 계시는구나…
그게 선명하게 느껴졌어요.
“선생님, 덕분에 양파 생각났어요.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가끔 안부 전화 드릴게요—”
누구나 아픔을 안고 살아갑니다.
육신의 고통은 눈에 보이지만…
그 깊이는, 사람마다 다르죠.
그래서 위로는,
조심스럽게,
진심으로만.
○○ 선생님의 시간이
단지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회복의 시간, 충전의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지켜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선생님의 빈자리는 여전히 크지만—
그 따뜻한 마음은,
우리 안에 분명히… 깊이 채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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