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틀 위의 150여 일

by 홍주빛

아이들과 함께 엮은 한 학기,
땀방울로 짠 베틀 위의 시간.


베틀 위의 150여 일

-홍주빛


2월, 새 식구 예비교육
3월엔 개학식과 입학식
그리고 150여 날,
노아의 여덟 식구처럼
세상 밖을 잠시 벗어난
방주 속 같은 시간이었다.

그 사이 새내기들도
어느덧 어엿한 식구가 되고
설거지와 식사 당번,
엉성한 앞치마 끝에
수돗물이 조르르 흐른다.

채소밭에서, 논에서
축사와 농장 이곳저곳에서
자신만의 색을 품은 땀방울이
베틀 위 실타래처럼
하나씩 매달렸다.

모내기도, 김매기도,
채소 가꾸기도
하나같이 놀이처럼
웃음 속을 지나갔다.

지각대장 그 녀석,
운동장 잔디 깎으며
땀에 절어 지친 몸으로
밥알을 삼키다
한숨을 토해낸다.

“내일이면 방학이잖아…
꼭꼭 씹어서 먹어야지…”

아침부터 밥도 반찬도
건성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은 벌써
집으로 날아간다.

우~와,
신나는 여름방학이다!
가자—
모래사장만큼 뜨거운
열정을 쏟아낼
방학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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