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자 홍키자] 플랫폼 관점에서 바라보는 '정치'
한국 사회에서 온갖 인간 군상의 집합을 한 곳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데가 바로 정치일 겁니다.
저도 17~19년에 정치부에 배치돼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이 느꼈습니다. 여기는 정말 '사람'을 겪어보는 곳이구나 하는 느낌을 정말 많이 받았죠. 날 것의 욕망이 드글거리는데, 날 것 아닌 척하다가도, 결국에는 날 것의 욕망이 틈을 비집고 터져나오는 곳.
요새 MZ세대들은 정치 얘기를 대놓고 하기를 꺼려합니다. 왜냐, 머리 아프기 때문이죠. 다른 어떤 것보다 에너지 자체가 파괴적 에너지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을 자꾸 맞딱드리다보면 정말 머리가 아픕니다.
지금은 스타트업이나 IT기업 마크하면서 생산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게 정말 좋거든요.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표들의 선한 의지가 곧 비즈니스가 되고, 돈이 되고, 결국 비가역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죠.
어저께 동기랑 맥주마시면서 간만에 정치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되게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어요.
요새는 각 캠프나 정당에서 대변인단을 잘 꾸리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였습니다.
왜냐? 플랫폼이 많아졌다는 겁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내보낼 스피커가 많아져다는 것이죠.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 네이버, 인스타그램, 틱톡 얼마나 많아요. 각각 플랫폼마다 주요 연령대도 다르고요.
그러니 각 플랫폼마다의 특성에 따라 움직일 대변인단이 필요해졌다고 하더라고요.
과거처럼 지역의 조직을 잘 가꿔서, 조직적인 표심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어떤 메시지가 어떤 플랫폼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가 더 중요한 시기가 됐다는 얘기... 여기도 이제 플랫폼.
국회에서도 이 플랫폼 때문에 취재환경이 완벽히 바뀌었었거든요. 과거에는 어떤 의원의 입에서 나온 워딩을 그대로 받아치는 게 중요했는데...이제는 그 워딩이 5분이면 모든 국회 관련 카톡방에 돕니다. 워딩 말고도 온갖 플랫폼에 그 사람의 영상이 돌고요. 취재환경이 완벽하게 달라진 것이죠. 카카오라는 플랫폼 때문에요.
여하튼 플랫폼은 많아졌지만, 하나 이해해야할 것은 똑같은 영상도 어떤 플랫폼에선 대박이 나지만, 어떤 플랫폼에선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 어떤 영상이나 글을 '픽'할지는 오로지 알고리즘만 알죠. 그 알고리즘에 대중이 반응하느냐, 마느냐는 또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복잡계의 영역이고요.
마케팅해야하는 기업이나 사람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겠죠. 어떻게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뭐. 2021년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고민해봐야할 주제죠. 과연 나는 이 플랫폼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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