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by 홍키자

난 당신을 놓을 수 없다.


내 모든 것을 다 내어놓고 비워내도

결국 끝내 빈 자리에 널 두겠다.


긴 시간이 흘러 두고두고

그 시절을 이겨낸 우리를 돌아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겠다.


절벽의 자락에서

당신에게 손을 뻗고 있다.

내 손을 붙잡으면 된다.


어렵지만 또 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여기 같은 자리에 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찰나의 숨소리와 공기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가 다시 두둥실 뜨던

초승달이 어스름한 보름달이 됐다 다시 가벼워지던

그런 밤들을 기억하고 있다.


당신에게 가겠다.

당신에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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