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만 한다

그런 감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by 홍키자

아침에 퍼뜩 갑자기 눈이 떠졌다.


알람 소리도 없고, 철길 소리도 없는 그 적막한 시간에 갑자기 눈이 뜨였다. 그리고 0.01초 만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만 한다는 감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책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나날이 단행본과 주간지가 홍수가 돼 차고 넘쳤다. 가슴 한켠에 이렇게 밀리면 안되는데 하는 서늘함이 있었나 보다.


어떤 책이라도 상관없다. 소설, 시, 사회과학, 자연과학, 철학. 종류도 분야도 상관없다. 읽어야만 한다. 한 줄 한 줄 곱씹고, 정리하고, 끄적여야 한다. 내 안에 씨실과 날실로 단단한 매듭의 지식의 연결고리를 이어나가야만 한다. 두 다리만 걸치고 나면 모두가 서로 친구인 기묘한 인간관계처럼 내 안의 모든 활자, 이미지, 영상들을 하나로 묶어내야만 한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웹상의 DB를 상상해보라는 허지웅 말이 떠올랐다. 얼마나 허망한가.

사진=허지웅 페이스북 캡쳐

최근에 인터뷰를 이유로 만난 사람들은 이상하리만큼 서로 닮아 있었다. 연이어 만난 10명 모두가 그랬다. 모두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사는 찰나에도, 책 읽기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타트업 대표들 마저도 대부분 그랬다. "최근엔 중국 경제를 조망하는 글을 좀 보고 있어요. 이 책 읽어보셨어요?"


바쁘다, 라는 핑계로 변명하지 않는 것. 너무도 바빠서 책을 읽는 행위가 후순위로 밀리는 게 아니라, 밥을 먹지 않으면 허기져서 에너지의 동력을 얻지 못하는 것처럼 그 시간만큼은 책 속에서 온전히 자유로워진 나를 발견하는 것. 허기져서 먹을 것을 입에 넣고, 피곤해서 눈이 감기는 것처럼 휴식을 위해서 당연하게 해야만 하는 지극히 때론 뻔한 것. 그게 책 읽기였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매일 잠들기 전에 한 시간씩 책을 읽고 잠이 들었다. 그건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라보다 '생존'과 동류의 문제였다. 일이 고되고 바쁘고 힘들어 지치는 순간에 일종의 해방구로서의 독서. 그 정신없는 순간마저 정상궤도로 올려놓고 버틸 수 있도록 힘이 되는 의미의 독서. 미국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바쁘고 고되고 정신 없었을지 떠올려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읽기'라는 답이 나온다.


그리하여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반성한다. 갑자기 눈을 뜨고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다짐하던 그 순간처럼, 일주일에 적어도 1권의 책은 읽고 쓰고 정리해두겠다고 마음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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