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키자 Feb 18. 2021

1800만 간편결제 제왕 '토스'의 똑똑한 마케팅

토스 다큐멘터리 47분짜리 다 봤다.

[경제기자 홍키자] 1800만 간편결제 제왕 '토스'의 똑똑한 마케팅-다큐멘터리

이승건 토스 대표. <사진=토스 다큐멘터리 캡쳐>

토스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이승건 토스 대표님이 페북에 영상을 포스팅하시자마자 그 자리서 다 봤습니다. 첫 소감은 "역시 스타트업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기성의 문법은 따라갈 수 없다"입니다.


47분짜리 영상에 '기승전결'이 명확해서 토스 전체 구성원과 단체 인터뷰를 하는 느낌이랄까요.


2015년 2월 서비스를 내놓으며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던 회사. 올해로 7년 차 서비스인 토스가 본인들을 설명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남달랐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유니콘으로 7년간 성장해가며 겪은 모든 일들이 촘촘하게 쓰여있더라고요.


영상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크게 7개 테마고요.


'불가능에 다가가기' -> '형식보다 본질' -> '일하는 방식과 문화' -> '가장 큰 임팩트를 위해' ->'간편함을 넘어' -> '신뢰 쌓아가기' -> '완전히 새로운 금융'


토스만이 가진 미션과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기반한 구성원 소통방식,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발생한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식 등 회사를 소개하고 기록하는 방식이 스타트업 특유의 쫀쫀한 맛이 있더라고요.


특히 다른 것보다 보안 문제 취약과 관련된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하며 설명하고 해명하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에 풀리는 40분짜리 다큐멘터리로 요즘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고자 시도하면서 토스가 다른 금융회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또 끊임없이 얘기하더라고요.


'금융은 어려운 게 아니다. 기존에 금융이 너무 어려웠다. 소비자의 삶의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그게 수십 수백만 명이 누릴 때 바로 혁신이다'


이런 멘트가 줄줄이 나오는 와중에 배경으로 어떤 회사의 풍경이 보이냐 면요.


테헤란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12층 건물에서 청바지와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며 회의하는 사람들, 회사 대표가 어떤 주제에 설명하는 데 납득 안된다고 반박하는 직원들, 마치 공유 오피스와 같은 라운지가 주욱 펼쳐진 층 사이사이로 휴게 공간과 업무공간들.

기존에 은행원들을 떠올릴 때 목까지 넥타이를 매고 일하는 모습이 떠오르잖아요.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 모습도 생각나고요. 이 다큐멘터리만으로 토스가 이전의 금융과 어떻게 다른지 보입니다. 노렸...겠죠 ㅎㅎㅎ 고도의 마케팅이지만 연출되지 않았기에 더 와 닿는 모습이죠.


영상이 끝났을 때 든 생각은, 금융권에 있는 친구들에게 다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뭐랄까. '너네 큰일 났어'의 마음이기도 하고, '빨리 이직할 수 있을 때 이직해'의 마음이기도 하고, 아니면 '금융권은 기존의 문법으로는 정말 안 되겠다'의 생각이기도 했죠.


++영상 맨 처음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나오다니, 김 의장이 재산 절반 기부 발표를 한 날 정말 나이스한 타이밍이라는 생각도 하고요.ㅎㅎ


토스 다큐멘터리ㅣFINTECH - BEHIND THE SIMPLICITY

https://youtu.be/AuMyGHuxvOM


"영상 내용이 뭔데 그래? 하지만 40분 보고 있을 시간은 없어" 라고 하시는 분들은 제가 주요 워딩을 정리했습니다.

===========================

1) 불가능에 다가가기 

='사람들의 삶에서 가장 자주하는건데 불편한 게 뭐가 있지?' 이런 생각에 집중했다. 초기 멤버 5명이 서울 각지 돌아다니면서 하루종일 사람들의 삶을 관찰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거래하기 위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진짜 다른 앱인 것처럼 불편하게 구성돼 있더라. 만약 정말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시간도 세이브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이승건 토스리더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없어서 그 당시 전체 지점장에게 손 편지 썼다. 우리 서비스 미친듯이 열광하는 100명만 있어도 언젠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포악스럽지만 정성스럽게 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일상에서 빈번하게 이용하는 송금이라고 하는 기본적인 서비스가 가지고 있던 여러 불편한 점,  아무도 개선하려거나 고쳐보려고 하 지않았던 그 영역 파고들었다. 당시 규제로는 어려운 부분들 있었다. -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토스뱅크 컨소시엄 컨설팅사) 


=(이승건 대표가 투자 설명회에서) 내가 어떤 문제를 봤고, 그걸 풀려고 어떤 노력을 했고,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짚어줘서 감명받았다.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 


='규제를 바꾼다. 규제를 부순다'라기보다 이해관계자가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새로운 축을 소개하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대가 바뀌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편익이 있다. 이거에 맞는 규제환경은 다시 디자인돼야 하지 않을까. 그 생각들에 이해관계자 공감해줘서 규제 변화라는 결과도 나왔다.  


2) 형식보다 본질 

=토스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3) 일하는 방식과 문화 

=대표가 앞에서 말해도, 구성원 모두가 설득되지 않는다.  


=누구나 WHY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이걸 하면 어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나. 이걸 하면 어떤 지표가 유지되나요. 이게 일상이다. 


=고객들이 "이 기능이 안돼요" 했을 때 이상증상 겪고 있는 고객을 회사로 초청해서 그분들 기계에서 상황을 보고 분석하고 해결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한다. 너무 기억에 나는 게 시각장애인 분이 토스 개편 되더니 이게 안된다 연락왔다. 이분들이 어떻게 쓰는지 너무 알고싶더라. 시각장애인분 토스 초대해서 그분 불편함 반영했다. 


=사용자 편의를 신경쓰다보면 보람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줄일 수 있을지, 안전하게 할 수 있을지, 사용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지. 


4) 가장 큰 임팩트를 위해  

=광고를 찍는데 디자이너를 회의에 참여시킨다. 전략이나 기획자들과 일할 때 오히려 또다른 시각 제공하는구나. 자기 역할에 한계를 두지 않고 기회를 제공한다. 


=어느 기업을 가나 점점 더 높은 직군에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정보가 쏠리고, 그 사람은 정보가 더 많으니까 더 나은 의사결정과 유리한 위치에 있다. 정보가 누구한테 집중되고 보고되는 형식이다. 근데 토스는 내가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정보에 투명하게 접근해서 누구나 다 똑같은 정보를 가지고 일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민감한 정보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보 공개돼 있다. 


='회사를 오래다녔다. 그래서 내가 더 많이 알고 있다' 그 자체가 보통 힘이 되잖아. 그럴 가능성 원천적으로 없앤다. 아는 게 힘이 아니라, 학습하는 게 힘인 그런 팀이 토스다. 


=모르는 거 그냥 물어보면 된다. 동료가 실수하더라도 원망하지 않는다. 실패할 수 있다고 인정해줘야 그 친구는 계속 도전할 수 있잖아.  

5) 간편함을 넘어 

=사업을 시작할 때 어떻게 빨리 기술적으로 결제 솔루션을 붙일 수 있지? 그런 어려움들을 저희가 도와줄 수 있다면 창업을 더 빨리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액티브한 재밌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금융 절차가 여러 규정 때문에 복잡하고 용어 복잡 낯설다. 사실 어렵게 만드는 포인트 찾아서 해결하면 된다.  


=막연하게 금융산업이 철옹성처럼 다른 어떤 진입자가 굉장히 들어오기 어려운 산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금융서비스에 어떤 큰 규모로 확장한다는 기대가 있었다기보다 송금스타트업 정도로 보신 것 같다. 실제로 은행 증권 PG로 외연 넓히고 있어서 금융산업 굉장히 바뀌어나가는 기업이 토스가 되겠구나 생각하고 있다. 


6) 신뢰 쌓아가기 

=너무 쉽게 돈이 보내진다. 보안 잘 되고 있느냐 걱정이 든다는 말도 있었다.  

=토스가 뚫린거 아니다. 본인의 신상정보가 도용된 것이지, 카드사가 뚫린게 아닌것과 같다. =페이팔 매년 1조원 정도 사고 보상 비용 쓰고 있다. 완벽하게 모든걸 막을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소비자 보상정책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고객 피해 전액 책임제. 전액 환급조치. 고객 피해 줄이는 게 옳다.

7) 완전히 새로운 금융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만 일부에게만 가능한 것들, 모든 사람들의 삶을 조금씩 바꾸는 것. 30~40초 시간 줄이는 것일 수 있고, 편하게 차 타고 가는 경험일 수 있다. 작은 삶의 변화 경험이 한두명이 아니라 수십만명 수백만명 삶을 바꿔나갈 때 굉장한 혁신이 된다. 작은 삶의 변화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삶을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미래를 만들자'보다는 '돈 하나 보내는데 왜이렇게 불편해?' 현재에 당연히 있어야하는데 비상식적으로 없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걸 바꿨다기보다 바꾸고 있는 중이라 생각한다. 핀테크는 이제 시작이다.

==============================

이 글을 끝까지 다 읽으셨다면! 아래 글도 꼭 읽어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10년 전, 20명의 회사로 빌게이츠를 꿈꾸던 사나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