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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세 신고, 겁내지 말고 ‘루틴’으로 만들기

1인‧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셀프 VAT 완주 가이드

by 김홍락

"부가가치세는 네 번, 종합소득세는 한 번."


1년의 회계 캘린더를 떠올리면 누구나 한숨부터 내쉽니다. 하지만 세금은 미루면 공포가 커지고, 작게 쪼개면 관리 할 만한 반복 업무가 됩니다.


이번 글은 ‘부가세 신고’를 앞둔 1인·소규모 사업자를 위해, 결정적 포인트만 모아 정리한 일종의 체크 리스트입니다.


큰 틀은 이렇습니다.

1. 거래 수집 → 2. 장부 검증 → 3. 신고서 작성 → 4. 전자파일 제출 → 5. 사후 관리.


나에게 맞는 작업 흐름을 만들면,

부가세는 “분기마다 찾아오는 벌칙”이 아닌 “사업 건강검진”이 됩니다.



1. 거래 수집 ― 원본 데이터를 잃지 않는 법


1) 계산서·카드·계좌를 기준점으로 삼는다

전자 세금게산서, 카드 승인 내역과 계좌 입출금은 ‘증빙이 자동 생성되는 데이터’ 다. 이 흐름만 잡아도 매출·비용의 80~90 %가 채워집니다.

계산서는 빠진 것이 없는지 확인만 하면됩니다.

법인카드 vs 개인카드 구분이 명확해야 불공제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해외 결제는 부가가치세 신고와 무관합니다.


2) 현금·플랫폼 매출은 ‘배치 업로드’로 한 번에

배달 플랫폼·포스(POS)·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정산 파일을 월 1회 업로드하면 누락이나 중복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거래가 많은 업종일수록 ‘매주 금요일 고정 업로드’ 같은 *루틴 규칙*을 정해 두면 신고일에 몰리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장부 검증 ― 중복·불공제를 잡아라



1) 광고비가 두 번 잡히는 구조

네이버‧구글‧배민 정액제 광고는 “카드 충전 → 사용액 계산서 발행” 2단계입니다. 장부상 카드 지출 + 계산서 매입이 중복 계상되면, 부가세·종소세가 모두 과소 계산되어 세무리스크가 됩니다.

> 실무 팁: “동일 거래처, 동일 금액의 카드 승인액과 광고선전비 계산서”가 있으면 중복 후보입니다. `카드/계산서 매칭` 시트를 만들어 거래처·금액·일자를 VLOOKUP으로 간단히 체크할 수 있습니다.


2) 사업무관 지출 필터

(업종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병원, 약국, 대형마트, 골프장, 미용실 등은 대표적인 VAT 불공제 항목입니다. 카드 명세서에서 가맹점 업종을 추출해 필터링하면 1차 검증이 가능합니다.

- ‘5411’(대형마트), ‘7997’(멤버십 스포츠 클럽), ‘5912’(약국) 등

- 필터에 걸리면 ‘매입불공제’ 분개로 돌려야 추후 가산세를 피할 수 있습니다.



3. 신고서 작성 ― 숫자를 이해하며 입력하기


항목별 체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세표준: 매출 합계가 카드·계좌 매출과 유의미하게 차이 나지 않는지

매입세액: 불공제·공제누락 거래가 정리됐는지

예정 vs 확정: 1·2분기, 3·4분기 예정·확정 차이에 따른 정산 금액 확인

가산세 시뮬레이션: 지연·과소신고·무신고 가산세의 계산 로직 미리 점검


신고서는 납부세액만 보지 말고 매출세액 ↔ 매입세액 구조를 같이 봐야 합니다. 매입이 매출보다 현저히 크면 환급근거(수출·설비투자 등)를 메모에 남겨 두면 추후 세무서 문의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4. 전자파일 제출 ― 홈택스 과부하를 피하는 안전지대


홈택스 신고 화면이 느려질 때, 파일 전송 창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입니다.

1. 신고서(또는 회계프로그램 출력 전자파일)를 ‘부가가치세 파일 업로드’로 전송

2. “부가가치세 신고서가 정상 접수되었습니다” 안내창 확인

3. 접수증, 신고서, 납부서를 PDF 파일로 클라우드에 보관

4. 전자납부번호로 즉시 납부, 또는 납기 이틀 전 자동 알림 설정


> TIP

가상계좌가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인터넷뱅킹(공과금 납부)에서 조회/납부도 가능해요.

자금이 부담된다면 카드로택스(링크)에서 카드 납부도 가능합니다.



5. 사후 관리 ― 장부를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1) VAT-P&L(분기 손익) 대시보드

매출·매입·마진 변동을 분기별로 시각화하면 “광고비 대비 매출 증가율” 같은 지표를 즉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미지급금 잔액 검증

카드 충전 광고비가 계산서 매입으로 실제 상환됐는지 월말 잔액을 대조합니다. 잔액이 음수(–)라면 중복 계상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3) 다음 분기 예상세액 알림

전 분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입·매출 흐름을 예측해 현금 유동성을 조절합니다. 특히 4분기(12월) 매입이 급증하면 1월 납부세액이 크게 늘 수 있으니, 11월 말에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무리 ― “회계는 비용이 아니라 나침반이다”


부가세 신고를 ‘모든 숫자를 혼자 계산하는 일’로 정의하면 당연히 두렵습니다. 그러나 데이터 → 장부 → 신고 → 피드백의 흐름만 잡으면 부가세 신고는 분기마다 반복되는 ‘사업 건강검진’이자 의사결정 도구가 됩니다.


부가세 신고를 앞둔 지금, 거래 데이터를 자동 수집·검증하고 전자파일로 제출해 보세요. 절세보다 더 가치 있는 사업 인사이트가 따라올 것입니다.




이상,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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