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티브, 더 비기닝] 시간거지, 열정부자 엄마의 분투기
백수가 과로사 한다고, 돈 한 푼 못 벌면서 계속 바빴다. 가장 큰 이유는 마더티브.
마더티브는 나를 지키고 싶은 엄마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 ‘엄마에게는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Mother+Narrative. 엄마의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이다. 에디터 주영이 지었다. 애 말고 엄마를 위한 글, 영상을 만들고 있다.
마더티브 구성원 4명은 모두 엄마다. 나는 3개월 전 회사를 그만뒀고, 한 명은 둘째 육아휴직 중. 다른 2명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4명 중 2명이 회사에 다니고 있지 않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길지 않다. 에디터 인성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업무 시간이다. 이번 주에는 [엄마의 영화관] 영상 작업 때문에 사흘 밤을 샜다(이 기회에 깨알 홍보^^). https://brunch.co.kr/@mothertive/28
나는 그래도 남편이 등원 담당이라 조금 더 여유가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는 오후 5시 이후 하원을 한다. 그래봤자, 업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원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아이가 잠드는 오후 9시~10시 이후부터 다시 업무 시작. 백수라 시간이 많은 대신 편집장 역할을 맡고 있어서 일도 많다.
다른 두 명은 새벽에 일을 한다. 에디터 봉봉은 아이가 잠든 밤 12시 이후부터, 에디터 주영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애들이 늦게 자거나 일찍 일어나면 그만큼 업무 시간이 줄어든다. 본업인 회사 일을 집까지 가져와서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모이는 것도 쉽지 않다. 지난 주말, 우리는 키즈카페에서 회의를 했다. 남편에게 아이 맡기고 나오는 것도 한두 번이고 슬슬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애들도 이제 좀 컸으니까 옆에서 놀고 우리는 회의하면 되지 않을까?
는 개뿔. 3살, 4살 친구들은 끊임없이 엄마를 소환했다. 5분 이야기 하다가 방방이 타고 오고, 따라 다니면서 밥 먹이고, 응? 뽀로로 주스? 너네 둘은 잘 놀다가 대체 왜 싸우는 거야, 장난감이 이렇게 많은데...
결국 방방이 옆 계단에 앉아서 회의했다는 슬픈 현실... 회의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키카에 애들이 별로 없기에 망정이지. 어찌나 정신 없었는지 사진 한 장 안 남았다.
육아와 회사를 병행하는 것도 힘든데, 우리는 거기에 더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까지 하고 있다. 나는 그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고.
회사를 그만두면 여유가 좀 생길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니다. 감기에 심하게 걸린 아이는 요즘 계속 컨디션이 안 좋다. 열 오르고 기침하고.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이러다 또 모든 일을 스톱해야 할까봐 두렵다. 전염병이라도 걸리면 일주일 동안 감금인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아이는 몇 번이나 낮잠에서 깨서 울고불고. 내일 어린이집 갈 수 있겠지...(지난주에도 하루 못 갔는데 ㅠㅠ) 에디터 주영의 아이는 중이염 당첨이라고. 고난의 겨울이여.
얼마 전 에디터 봉봉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면 애 낳기 전에는 퇴근하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놀았던 것 같은데.
왜 애 낳고 다들 이렇게 열정이 생긴 거지?”
애가 계속 기침하면서 깨서 더는 못 쓰겠다ㅠㅠ
‘마더티브, 더 비기닝’에는 마더티브를 만들어가는 시간거지, 열정부자 엄마 넷의 분투기를 담으려고 한다. 다음 편에는 마더티브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써보도록 하겠다(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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