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육에 대한 이해' 강연을 듣고
-'도토리마을방과후' @dotori1996 교육소위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 해에 두 번 전체조합원 교육을 기획하는 것이다. 상반기 연합교육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교육만큼은 우리 조합에 꼭 맞는 교육을 진행하고 싶었다. ‘장애-비장애 통합 교육’으로 주제를 정하고, 강사를 물색했다. 소위원들과의 논의와 추천을 거쳐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의 저자 이수현 선생님 @shallweluv 을 섭외했다. 강연 주제는 '통합교육에 대한 이해'.
-이수현 교사는 발달장애가 있는 두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이자, 중학교 현장에서 통합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영어교사이다. 그는 ‘특수학교가 정말로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것일까’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 교사는 통합교육을 특수교육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안에는 장애 판정을 받은 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어려움을 갖고 있는 학생이 존재하며, 이들을 배제하지 않고 포용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 결국은 모든 학생에게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는 말이 기억이 남는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 협동조합 기관인 도마방에서는 2023년부터 장애-비장애 통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라는 당위에는 동의하지만, 통합교육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부족하다 보니 배려가 차별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교사들에게만 통합 교육의 부담을 떠넘기게 되기도 했다. 예산이나 인력 등의 문제로 통합 교육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는 환경이 생기기도 했고.
-교육을 들으면서 그동안 내가 통합교육을 ‘좋은 일을 한다’라는 시혜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통합교육은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비장애 학생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통합교육을 ‘나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통합교육의 혜택을 함께 받으며 살아가고 있고, 아이들은 통합교육을 통해 더 나은 어른이자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의무와 책임도 함께 져야 하지 않을까.
-강연에서는 이수현 교사가 그동안 학부모이자 교사로서 장애 차별적인 교육 환경에 어떻게 맞서 싸우고 변화를 이끌어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배움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사회를 바꾸고자 ‘민원의 여왕’이자, ‘눈에 보이는 게 없는 여자’가 되어야 했던 이야기. 강연이 끝나갈 무렵, 통합교육의 미래에 대해 솔직히 회의적이라고 말하면서도 이 교사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들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는 게 제 목표예요. 시스템은 못 바꾸더라도 사람은 바꿀 수 있잖아요. 사람이 바뀌면 사회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강연 내내 눈물이 많이 났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나만 울고 있는 게 아니었다. 치열하게 행동하는 진심의 힘은 정말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선생님의 싸움이 너무 외롭지 않도록, 나는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다. 일단은 이 글을 쓰는 것부터.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 구입하세요! 여러분. 참고로, 도마방에서는 조합원들이 통합교육에 대해 따로 이야기 나누는 모임을 열기로 했다.
-<선생님의 B면><나의 엄빠일지> 인터뷰 시리즈 연재하면서 통합교육을 실천하는 교사, 장애아를 키우는 학부모 인터뷰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그동안의 경험이 언젠가 또 다른 작업이나 활동으로도 이어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겠지(요즘은 원하는 일의 방향이 있으면 일단 밖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최대한 소문을 많이 내려고. 그럼 서동요처럼 이루어질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