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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홍민 Jan 06. 2024

미니멀라이프- 너 내 동료가 되라! 동료구해요

인터넷에서 친구 찾기! 


 미니멀라이프를 살겠다고 일단 눈에 보이는 것들을 집어서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보름쯤이 지나고 나니 손에 잡히는 지저분한것들은 꽤 정리가 되었습니다. 물론 겉에 뛰쳐나와있는 물건들이 줄어들어 있을뿐, 왠만한 서랍장 안은 꾹꾹 가득차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뭘 하나를 꺼내고 나면 다시 선반 위며 책상 위가 너저분해 집니다. 이거 정리한다고 하는데, 분명히 물건들을 집 밖으로 내보내고 있기는 한데 왜 더 집이 지저분해 보이지? 진짜 끝이 없는 느낌이다. 언제 깨끗해 지기는 하나....? 




  가족들 눈치도 슬슬 보입니다. 정리 시작전보다 더 정신이 없으니까, 왠지 가족들이 절 욕할거 같아요. 물론 아무말도 하진 않았지만요 그냥 괜히 눈치 보이는거 있잖아요! ㅋㅋㅋㅋ 정리할려면 일단 끄집어내야되는데, 물건이 워낙 많으니 하루만에 정리가 안되고 정리ing 인 상황이 되는데, 이게 참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눈치가 보인다 이거죠. 흡흡.


 그래도 이번은 다를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했기 때문에 포기하지는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작심삼일이라는 말 다들 아시죠...? 전 그래도 작심 보름, 작심 한달은 하는 편인데 이제 시간이 흐르니까 슬슬 귀찮아지고 피곤해집니다. 이럴때 필요한건 뭐다? 우선 동료가 있어야 합니다. 




 현실에서 미니멀라이퍼는 대체로 동료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미니멀라이프 관련 책들이 베스트 셀러도 많이되었고, 신박한 정리 같은 티비 프로그램도 있어서, 집 청소하고 미니멀 하는 사람들 많다고는 생각했는데 대체로 인터넷에만 많은것 같아요. 막상 주변 사람들이 내가 미니멀라이프를 한다는걸 알면 또 그걸 권장하기까지 하면 저를 좀 별난 사람처럼 생각하고 피해요. 



첫번째 주변인들의 반응. 너무 아깝지 않아? 멀쩡한걸 왜버려? 돈아깝지 않아? 난 그거 안하고 싶은데.  전형적인 반응입니다. 두번째 반응, 깔끔하면 좋지 근데 나는 시간도 없고 피곤해서 못해. 저도 피곤하고 시간도 없는데...괜히 권한것 같아요. 기운이 빠져요.  세번째 반응, 비난입니다. 너는 그런식이니까 안되는거야. 매날 버리고 사고 버리고 사고 버리고 벌써 몇번이니 다 돈낭비다! 엄마의 반응입니다. 역시 할머니들은 물건 버리는걸 극도로 혐오, 즉 극혐하세요. 아 엄마 저 안되는거임? 몰랐어요! 저 안되나봐요! ㅋㅋㅋㅋ 한귀로 듣고 한귀로 넘겨요.  하지만 인터넷의 바다에서는 많은 친구를 찾을수 있어요. 그래서 네이버를 켜고 검색을 시작했어요. 미...니..멀..라이프! 검색창에 검색해보니 여러 카페도 뜨고 미니멀라이프가 주제인 블로그들도 뜹니다. ㅎㅎ 다행이다! 막 가입하고 블로그 이웃 신청도 해요. 혼자서는 힘들때 동료가 많으면 좋아요. 



 카카오톡 오픈톡방도 검색을 해봐요. 여러가지 방이 많이 있습니다. 들어가서 뭔가 구경을 합니다.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확실한 방법이죠. 어머 이 사람은 이런거를 정리했잖아...? 나도 이런거 쓰레기같은거 집에 있는데 나도 그거 버려야겠다. 생각하면서 따라서 정리를 해요.그런데 그러면서 알게된 사실이 하나가 있어요. 저만 도둑맞은 듯한 집에서 사는줄 알았어요. 너무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고 숨겨야 하는줄 알았어요. 저빼고 다 완벽한줄 알았죠? 세상에 똑똑하고 잘난사람 너무 많은데 저만 살림도 못하는줄 알았죠. 근데 아니예요, 세상 사람들 다 그렇습니다. 다들 멀쩡한 얼굴 하고 나와서 돌아다니지만 알고보면 다들 나사 빠져있어요!  안심하고 안주하라는 말이 아니예요.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는거예요. 원래 사람이란게 살림도 잘하고 정리도 잘하기가 좀 어려워요. 그러니까 그냥 인정하면 되는거예요. 정리 잘 못하는 나를, 살림 고수가 아닌 나를. 그냥 인정하고 여기서부터 한발짝씩 나아가기 시작하면 되는거예요. 




지금은 이 사진속의 물건이 정말로 단 하나도 없습니다. 버렸냐구요? 아니요 전부 필요한 사람 찾아서 나눠주거나, 썼어요.


 아 물론 저는 좀더 심했습니다. 특히 직업이 화장품, 뷰티여서 보통 사람드보다 화장품 비율이 치사량 그 이상으로 많았어요. (화장품회사 오래다녔고, 미용선생님으로도 일했고, 지금은 패션 뷰티와 관련된 색채학과 스타일링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이게 오늘자 제가 가진 기초 화장품 전부예요. (2024.1)



 그런데 합리화하질 않았어요. 직업이 이건데 어쩔수 없는거 아니야? 이런식으로 합리화하지 않고 그냥 좀 덜떨어진 나. 물욕 많은나. 문제 많은 나를 깨달았을때, 저항이 있긴 했지만 인정했습니다. 물론 인터넷 동료들이 없었다면, 그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같이 댓글도 달고 공감하고 더 잘 치워보자며 으쌰으쌰 하지 않았더라면 인정하는게 참 어려웠을거예요. 그리고 저와 비슷했던 혹은 훨씬 심했던 분들이 많이 나아진것들을 보면서도 용기를 많이 얻었던것 같아요.


요건 오늘자 거실이예요. (2024년 1월)


 뭐든 혼자하는거도 나쁘지 않지만, 친구가 있다면 더 빨리 성장할수도 있을거예요. 주변에 없으면 인터넷에서 찾으면 됩니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존재이고, 내가 또 좀 관종이다? 그러면 더 좋아요. 그 커뮤니티에서는 정리 잘하고 빨리 치우고 진도 빠른 사람들을 엄청 치켜세워주시거든요. 그럼 어찌나 관심이 또 재밌고 좋고 그런지 몰라요. ㅎㅎㅎㅎ 내가 허영이있어서 자랑하는거 좋아하면 더 빨리 내 목표를 이루기 쉽습니다. 그게 저예요..... 그래요 저 관종 허영덩어리예요... 쓸쓸하게 마무리해보네요...... ㅋㅋㅋㅋ 



오늘의 미니멀 팁!


아니 2016년이요....? 


뭘 치워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일단 유통기한 지난 것부터 치워보세요. 



 당연히 버려야 되는것들이기 때문에 첫 관문으로서 시작하기 좋습니다. 주방 찬장을 뒤지면 유통기한 지난 각종 가루들이 보통 나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빵가루, 튀김가루, 밀가루등은 가격도 저렴하고 자주 사용하는것도 아니어서 버리기가 그리 아깝지도 않게 느껴지고, 성취감도 느낄수 있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요.  그리고 실제로 유통기한 지난 가루는 진드기등이 생기기 쉬워서 위생적으로 꼭 버려야 하는 것중에 하나라고 하네요. 


 뭐든 첫 발자국이 어려운 법이예요. 일단 시동을 걸어볼까요? 쉬운것부터 시작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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