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 일기] 아픈 꼬물이 두 마리

by 홍난영

봉사를 갔다가 밥도 못 먹고 빌빌거리는 꼬물이를 봤다. 이들은 남매인데 총 4마리이다. 그중 한 마리가 유난히 밥을 못 먹고 있어 따로 빼서 먹여봤으나 물에 불린 사료도 못 먹기에 분유를 타서 먹였었다. 분유는 엄청 잘 먹었다.


다음날. 녀석들을 임시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부터 동물보호센터가 2주간 폐쇄된다. 일반봉사자도 못 가며 입양도 일시 중지된다. 전문봉사자는 갈 수 있는 모양이지만 어쨌든 어린 녀석들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데려오기로 했다. 2주 만이라도 잘 먹여보자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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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려온 첫날은 뭘 먹긴 먹었다. 특히 몸집이 작은 애가 더 잘 먹고 더 잘 돌아다녔다.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 체크해보니 애들이 폭풍 설사를... 물론 설사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병원에도 들렀다 왔다) 걱정이 더 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큰 애가 축 처져 고개도 못 가누는 거다. 너무나 놀라 자세히 보니 숨은 쉬고 있었다. 서둘러 물을 먹여봤는데 쬐금 먹을 뿐 먹으려 하지 않았다. 작은 애는 엄청 잘 먹었다. 급한 대로 검색을 해봤고 설탕물을 먹여보라는 이야기에 그렇게 해봤다. 설탕물은 제법 먹었고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병원에 갔는데 둘 다 코로나 장염 판정을 받았다. 설탕물을 먹인 건 잘했던 거 같다. 설사를 계속하면 저혈당이 온다는 것이다. 어쨌든 하루 종일 수액 맞히려고 병원에 뒀다 저녁에 데리러 갔는데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작은 애도 비실비실했고 큰 애는 움직이지조차 못했다. 마치 아침에 봤던 것처럼. 애기들이어서 시시각각 상태가 변한다고.


수의사 쌤은 예후가 좋지 않다며 밤새 수액을 맞히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하셨다. 그래서 어제 병원에 입원시킨 채 집에 돌아와야 했다.


오늘 오전. 다시 병원에 갔다. 설마 하는 마음과 혹시나 하는 마음을 동시에 갖고서. 쌤의 얼굴을 보니 누구 하나 무지개다리를 건넌 것 같진 않았다. 그리고 뒤이어 들리는 깨깽소리. 아,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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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보단 훨씬 좋아 보였다. 담요에 싸인 작은 녀석은 나오려고 발버둥 치는데 너무 반가운 거다. 큰 녀석도 고개를 들고 우리를 쳐다보았다. 쌤은 뭘 먹으려고 한다며 통조림을 입에 대보였는데 과연 큰 애도, 작은 애도 먹으려고 했다. 물론, 장염이라 최소 24시간은 굶어야 해서 주진 않았지만.


희망이 생겼다. 저녁에나 통조림을 티스푼을 하나 정도 줘보라고 하셨다. 어쩐지 잘 먹을 것 같다.


자, 오늘 잘 보내고 내일 또 수액 맞자. 그리고 살아나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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