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에서 걷기(4): 교통의 힘

by 홍난영

언젠가 강을 사이에 둔 두 마을에 다리가 놓이면 그로 인해 엄청난 경제활동이 생겨난다는 글을 읽었다. 이때 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다리’는 그저 건너는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양쪽 마을의 사람들에겐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었다. 교류가 일어나게 되면서 이러저러한 시너지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교통수단도 그렇다. 하루 종일 걸어도 몇십 킬로미터밖에 갈 수 없던 것이 수백, 수천, 혹은 수만 킬로미터를 갈 수 있게 되었다. 활동 영역이 확대되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등 모든 면에서 달라진다. 생각해보건데 그 옛날에 말이나 수레, 배 등의 교통수단이 없었으면 대제국이 웬 말이었겠는가.


우도 속에서 펼쳐지는 모습도 그러했다. 만약 우도에 스쿠터나 자전거 등의 교통수단이 없었다면 우도 해안도로 곳곳에 가게들이 생겨날 수 있었을까?


사실 우도 위쪽은 가보지 않은, 내게 있어선 새로운 곳이었다. 예전에 올레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데 올레길은 우도 위쪽으로 길이 나 있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질러가는 코스다.


image_6450779501491131972597.jpg 출처: 제주올레 www.jejuolle.org


이번 걷기 여행에선 위쪽으로도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보기로 했던 터였다. 내가 가보지 않았던 곳이라 남들도 많이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웃기지마라였다. 그들은 차로, 스쿠터로, 자전거로 거침없이 올라왔고 또 섬을 돌았다. 그래서 그곳에도 예쁜 카페며 식당은 각자의 멋을 뽐내며 손님을 반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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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를 걸어서 한 바퀴를 도는 건 사실상 힘들지만 교통수단이 있다면 만만해진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하우목동항이나 천진항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곳도 활기가 생겨난다. 사빈백사 근처나 하고수동 해변 근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가고 북적인다.


DSC00680 (1).JPG 우도 윗 동네에선 여기저기서 톳을 말리고 있었다


유명하지 않아서, 혹은 항구와 멀어서 조용할 거라 짐작했던 내 생각은 틀렸다. 그것은 내 희망, 아니 망상일 뿐이었다. 우도는 베스트 여행지 중의 하나니까.


언젠가 우도 마을 분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래도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오면 좋지 않나요?”
“우리하곤 상관없어. 장사하는 사람들이나 좋지. 외부인들도 많다고.”


교통의 힘은 양날의 검이다.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파괴할 수도 있다. 아, 생각해보니 삶의 많은 부분이 양날의 검이다. 늘 좋은 거만 있진 않다. 꼭 나쁜 것만 있다고 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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