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 어느 마을에 가게 되었다. 오늘은 둘째 개딸 라라와 함께.
돌담길이 참 정겨운 곳. 오늘따라 볕도 왜 이리 좋은지. 16도 정도 되어서 라라는 입혔던 옷도 벗겼다. 그래도 춥다고 떨지 않았다(추위에 약한 라라인데~).
조용히 걷고 있자니 제주로 향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제주로 취재를 다니다 풍경에 반했고 그 안에서 비로소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웃을 수 있었고 섬이든, 오름이든, 바다든 다녀오고자 하면 얼마든지 다녀올 수 있는 가능성에 나는 행복해했다.
그다음 해 제주로 이사를 왔고 2년쯤은 실컷 놀았다. 이때 내 인생이 한 번 바뀌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라면서 제주에서 살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동물보호센터에서 강아지를 데려오면서 또 한 번 내 인생은 바뀌었다. 내가 유기동물 관련 일을 할 거라고 그 누가 생각했을까.
제주는 나에게 가능성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모험의 공간이기도 하다. 반 백 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제주에서 산 5년이 가장 변화무쌍했다. 앞으로도 모험을 계속할 예정이지만 제주는 내게 가능성의 공간이므로 그 또한 가능토록 할 것이 틀림없다(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