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일상은 짬짬이다. 할 일이 많은 가운데 짬짬이 전자책을 읽는다. 주로 콘텐츠에 관한 책들이다. 끙아 하면서도 읽고, 설거지하면서도 읽고(전자책이라 들을 수 있다), 운전하면서도 읽고, 밥 먹으면서도 읽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이동하는 짧은 순간에도 읽는다. 10초든 20초든 짬이 나면 읽는다. 따로 읽을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서다.
이렇게나마 읽어두면 강아지 산책시킬 때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때 책에서 이야기했던 게 무슨 의미일까, 내가 글을 쓴다면 어떤 내용, 어떤 제목이 좋을까.
강아지 네 마리 산책시키는데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걸리니 꽤 많은 생각을 할 수가 있다. 그러다 글감이 떠오르면 강아지들이 냄새 맡느라 정신없는 틈을 타서 스마트폰으로 메모를 해둔다(주로 ‘노션'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그러다 생각했다. ‘사람 둘, 강아지 넷의 일상'이라는 제목으로 전자책을 엮으면 어떨까. 처음에는 ‘사람 둘, 강아지 넷의 제주 라이프'라고 하려다가 제주에 사는 멋진 라이프가 딱히 없어 주제에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서는 그냥 ‘일상'이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아지들의 이야기도 있겠지만 제목에 ‘사람 둘'을 넣으면 사람의 이야기도 쓸 수 있으니 그 편이 좋겠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출판 간격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매월 주기로 낼까? 마치 월간지처럼? 아니, 격주간으로 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열 꼭지가 모이면 출판하는 것으로 스스로 합의했다. 일정을 정해두면 나중에 의무가 나를 집어삼킬 것 같았다. 스트레스받기보단 즐기며 할 수 있는 쪽이 낫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내가 이렇게 시간을 쪼개 나름의 콘텐츠 기획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일상을 어렸을 때부터 했으면 장난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그런 청소년은 매우 드물 것이다. 어쩌면 인생 2회 차를 산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실제로 그렇게 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그 아인 인생 2회 차가 분명하다는 생각도 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실로 재미나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앞으로도 짬짬이 읽고 산책하면서 생각하고 짬짬이 글을 써서 전자책으로 묶어낼 것이다. 내 꿈이 환전백이다. 환갑 전까지 전자책 백 권을 내는 거 말이다. 사실 10년 전부터 꿈꿔왔던 건데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환전백이다. 강아지들 덕분에 가끔은 강제 산책을 하지만 강제여도 좋을 때가 있다.